◎핵실험 강행·독자외교노선 추구 등 외치 맹활약/실업률 12%육박·감세약속 어겨 내치선 낙제점7일로 대통령당선 만 1년을 맞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63)이 1년전 패배시킨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 당수와 현시점에서 다시 맞붙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프랑스의 주간 파리마치와 「프랑스3」TV방송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라크의 패배다. 시라크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맞아 실시된 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대부분(76%)은 시라크에게 호감을 표시했다.
교양있고 박력이 넘치며 과단성이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정작 그의 통치에 대한 평점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5월24일 취임한 이래 그의 국정수행에 대해 35%만이 만족해 하고 있다.
시라크는 지난 1년간 많은 일을 벌였으며 특히 외교와 국방분야에서 찬반이 뚜렷이 갈리는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직후 핵실험 재개를 선언, 국제사회의 지탄을 한몸에 받았지만 핵실험 강행을 통해 안보적 실익을 챙겼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외교분야에서도 그는 사회당 출신의 전임 프랑수아 미테랑과는 달리 프랑스의 독자노선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 공세를 폈다. 보스니아문제에 있어 미국의 흐릿한 태도를 비난하며 국제사회의 적극 대응을 주장했고 그 결과 데이턴 평화협정이 체결됐다. 최근 레바논사태에 있어서도 시라크는 미국과는 별도로 중재활동을 벌이며 미국과 외교경쟁을 벌였다. 그런가하면 그는 66년 탈퇴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군사위원회에 재가입키로 결정, 우방국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 200여년간 유지해온 징병제 폐지를 포함한 획기적인 군개혁안을 추진, 독일등 인접국들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외교·국방분야에서의 이같은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종합성적」이 시원치 않은 것은 내치, 특히 경제와 사회정책에서의 낙제점 때문이다. 실업률이 12%를 육박, 그의 취임전보다 더 높아지는등 국가경제가 나아질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그가 취임후 대선 캠페인때 강력히 부르짖었던 감세및 복지강화등 공약내용과 완전히 반대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을 가장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시라크의 인기는 지난해말을 고비로 점차 상향추세를 타고 있다. 바쁜 와중에서도 한달에 한번꼴로 한 지방에 2박3일간 머무르며 주민들과 대화를 갖는 「정열」과 온갖 잡음을 일으켰던 알랭 쥐페 총리를 보호하며 그대로 자리에 놓아두고 있는 「소신」 등 그의 개인적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점차 먹혀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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