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선정 「96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소설가 전상국박춘봉씨/음악인 조트리오김순옥씨/무용가 국수호유규예씨/연출가 윤호진안계희씨/영화감독 정지영홍성선씨/코메디언 한무최금순씨훌륭한 예술가의 뒤에는 위대한 모성애가 있다. 문체부는 어버이 날을 앞두고 6일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길러낸 어머니에게 수여하는「96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금년도 수상자는 소설가 전상국의 어머니 박춘봉씨(76)와 음악인 조트리오의 어머니 김순옥씨(68), 무용가 국수호의 어머니 유규례씨(67), 연극연출가 윤호진의 어머니 안계희씨(72), 영화감독 정지영의 어머니 홍성선씨(86), 코미디언 한무의 어머니 최금순씨(81)등 6명. 이들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자식들이 예술가적 기질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 장한 어머니이다. 문체부>
박씨는 30여년째 심장판막증으로 고생하면서도 큰 아들 전상국을 비롯, 6남매를 희생적으로 뒷바라지 했다. 집한칸 없는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박씨는 단 한차례도 자식들에게 큰 소리를 치거나 매를 든 적이 없는 어머니였다. 고교시절 소설책만 붙들고 다니며 글쓰기에 전념하던 큰 아들을 남편이 꾸짖을 때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두자』며 설득, 아들이 작가적 기질을 계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조영방, 영미, 영창 3남매를 각각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로 길러낸 김씨는 미국 유학중이던 아이들과 13년 동안 무려 5,00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 열성파 어머니다. 아이들을 만나려고 셀 수없이 미국을 오갔던 김씨는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비행기표값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백화점이나 커튼가게에 취업, 바느질과 옷수선 일을 하곤 했다.
『아버지 임종 못보더라도 추던 춤 마저 추고 오거라』 현재 국립무용단 단장인 무용가 국수호는 어머니의 이 말 한마디를 아직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신출내기 무용가 시절이던 81년, 「마의태자」의 대전공연 때 국씨는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운명하게 됐다는 급보를 접했다. 전화통을 붙들고 울부짖던 아들에게, 더 경황이 없었을 어머니 유여사는 『해야 할 일을 완수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며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단국대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한국연출가협회 회장인 윤호진의 어머니 안씨는 27세 때 남편을 잃고 청상과부로 한평생을 살아왔지만 2남매만은 구김없이 키웠다. 기계공학도였던 아들이 학업을 팽개치고 연극을 선택했을 때부터, 내로라할 연극인으로 온전히 자립할 때까지 일일이 소도구들을 챙겨들고 다니며 뒷바라지한 일은 연극계에선 유명한 일화다.
「남부군」「하얀전쟁」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정지영감독의 어머니 홍씨는 비단장사와 이불장사, 야채행상등 온갖 억척으로 정감독과 조카들까지 모두 9남매를 길렀다.
코미디언 한무의 어머니 최여사는 어려서 사람들 웃기는 재주가 남달랐던 아들이 「광대」로 천대받던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고 하자 직접 아들 손을 잡고 「백난아 악극단」을 찾아가 테스트를 부탁했던 멋쟁이 어머니다.
장한 어머니들에 대한 시상식은 14일 상오 11시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거행된다. 수상자들에게는 공로패와 함께 대나무 마디 무늬가 새겨진 전통 비녀 「죽절잠」(순금 20돈)이 부상으로 수여된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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