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순씨 「붕어빵은 왜사왔니」수필 「고부일기」의 실제 주인공인 천정순씨(75)가 며느리의 뒤를 이어 「붕어빵은 왜 사왔니?」(형제간)를 펴냈다.
「고부일기」는 지난해 며느리 김민희씨(47)가 시어머니 천씨와의 24년 생활을 진솔하게 그려 5만부가 팔린 베스트 셀러. 며느리의 책에서 천씨는 호랑이 시어머니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천씨는 스스로를 가리켜 『나도 알고보면 따뜻한 시어머니』라고 말한다.
「붕어빵은 왜 사왔니?」는 시어머니 천씨가 며느리를 주인공으로 해서 담담하게 그려낸 솔직 담백한 수필이다. 며느리의 책을 보고 『너만 할 말 있니』하는 생각과 시어머니 얘기도 듣고 싶다는 독자들의 편지 공세로 어렵사리 마음을 먹었다. 며느리 생각과는 또다른 시어머니의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쪽 같은 성격의 천씨는 당초 덜렁덜렁한 김씨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김씨도 처음에는 시어머니를 어려워하기만 했다. 두사람이 가까워지게 된 것은 10년이 지나면서 부터다. 『며느리가 마음 문을 열고 다가오는 것을 보고 며느리에 대해 갖고 있던 많은 욕심을 포기하고, 받아들이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책 내용중 「열가지 부분」은 바로 그 얘기다. ▲터놓고 얘기한다 ▲역할분담을 한다 ▲같이 아들흉을 본다 ▲내 물건 살 때 며느리 것도 산다 ▲딸들에게는 무관심하게 대한다 ▲저녁이 되면 부르지 않는다 등 하나같이 쉬우면서도 대개의 시어머니들이 선뜻 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천씨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얼마든지 좋은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두사람은 날마다 쉴새없이 수다를 떨고 함께 노래도 자주 부른다. 서로를 없어서는 안될 파트너로 생각한다. 서로 책을 한권씩 낸 다음부터는 더 가까워졌다고 한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더 많은 고부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것이 천씨의 바람이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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