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전체 455명중 평민은 10여명뿐/권력층 나눠먹기 드러나 “국민적지탄”프랑스 최고의 국가훈장인 「레종 도뇌르」가 상류 엘리트 계층의 나눠먹기식 전유물로 전락한 사실이 적나라하게 폭로돼 국민들의 지탄을 사고 있다.
르 몽드는 5일 지난달 발표된 올해 레종 도뇌르 훈장 수훈자 총 455명 가운데 훈장의 취지대로 음지에서 일하며 국가발전에 공헌한 「평민」은 10여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검사 고위공직자 대학총장등 유력 인사들이거나 권력주변 인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르 몽드는 이와관련, 레종 도뇌르 훈장이 권력에 의해 「조작」되었다고 개탄했다. 고위층의 압력, 유력인사들의 청탁, 정권의 정략적 안배등이 올해 레종 도뇌르 훈장 수여자 선정과정에서 극도로 횡행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알랭 쥐페 총리의 모교인 국립행정학교 사무총장, 권력자들의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지방기관의 의전책임자등이 이번에 훈장을 받은 사실이 지적됐다.
르 몽드는 각부 장관들도 자신들이 상부에 제출한 레종 도뇌르 훈장 대상자 리스트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한 각료는 『훈장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압력이 있었다』며 『지방의회 의원등 선출직 공직자들은 표밭 관리 차원에서 자기지역의 고용을 증대시킨 기업인을, 대기업총수는 보상차원에서 자기사업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리스트에 끼워넣어 달라고 요구했다』고 고백했다. 또 어떤 장관은 선정과정에서 권력이나 정부와 거리가 먼 사람들에 대해 차별을 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레종 도뇌르 훈장의 이같은 변질은 올해 수훈자 선정과 관련, 시라크대통령이 2월 정부기관지인 주르날 오피시엘을 통해 『공익성을 많이 반영해 달라』고 한 특별 당부도 먹혀들지 않은 것이어서 200년 가까운 훈장의 역사와 권위에 근본적인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19세기초 나폴레옹시대에 제정된 레종 도뇌르훈장은 현재 정부 각부처에서 작성한 리스트가 대통령궁을 거쳐 훈장위원회에 상신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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