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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눈길·발길을 잡아라”/연극 “튀는 포스터”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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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눈길·발길을 잡아라”/연극 “튀는 포스터”로 승부

입력
1996.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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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달팽이 뿔 위에서 바라본 세상」 전문작가가 복고사진 연출/「구렁이신랑과 그의 신부」 「핏빛달」은 내용에 없는 과다노출도포스터로 승부한다. 최근들어 유난히 정성을 기울이거나 「튀는」 연극포스터들이 대학로에 나붙고 있다. 한때 선정성과 무질서의 주범으로 문제시됐던 연극포스터가 이제는 관객의 발길을 붙잡는 중요한 매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려하고 예술성높은 연극포스터들 사이에 간혹 내용과 관계없는 노출장면을 담는등 다소 선정적인 포스터도 눈에 띄고 있다.

전문사진작가들이 제작한 연극포스터로는 구본창의 「어머니」(동숭아트센터·18일∼6월23일)와 오형근의 「달팽이 뿔 위에서 바라본 세상」(극단 아리랑·24일∼7월7일)이 있다. 사진작가로서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는 이들은 이미 영화쪽에서 태흥영화사 작품(구본창)이나 「꽃잎」(오형근)등의 포스터를 선보인 바 있다. 「어머니」 포스터는 주인공인 어머니의 현재(나문희)와 과거(김민희) 모습을 나란히 세워 시·공을 넘나드는 작품의 특징과 추억어린 분위기를 포착했다. 「달팽이…」에서도 어리숙한 인물의 순수한 사랑을 어두운 현실의 대안으로 삼고 있는 내용에 걸맞은 복고풍의 사진을 연출해 냈다.

반면 「구렁이신랑과 그의 신부」(극단 한양레퍼토리·9∼16일)와 「핏빛 달」(극단 산울림·7일∼6월16일)은 과감한 노출로 「튀어 보려」 한 경우. 성을 앞세워 관객을 유혹하는 연극은 전혀 아니다. 구렁이비늘, 달 등 극적 모티프와 남녀의 벗은 뒷모습을 포스터에 담았다. 그러나 작품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포스터의 사진들은 연극계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노출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킨다. 『성인연극 아니냐』 『고등학생도 볼 수 있느냐』는 관객들의 문의전화는 포스터로 인한 혼란을 그대로 반영한다.

극단측의 반응은 간단하다. 『작품이미지의 핵심에 근접하려 한 것이며 노출은 부수적 문제』라는 것. 단순한 정보전달보다 「눈길끌기」와 「이미지 극대화」 가 이처럼 강렬한 포스터를 낳고 있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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