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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차세대 주자서 「날개잃은 황태자」로(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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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차세대 주자서 「날개잃은 황태자」로(조명)

입력
1996.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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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강한 의욕… “우선 내년 정권교체 전력”날개잃은 황태자. 국민회의 정대철부총재의 요즘 처지가 꼭 이렇다. 15대 총선이전까지 그의 질주는 눈부실 정도였다. 지난 정기국회에서의 대표연설, 국민회의의 15대 총선 선대위의장 자리가 모두 그의 몫이었다. 또 김상현 이종의원과 함께 「빅3」중 한 축을 형성하는 엄연한 소계보의 보스였다. 야권의 대표적 차세대주자다운 활약이었다. 그러나 15대 총선에서 낙선함으로써 그의 이런 탄탄한 위상은 결정적으로 위협받게 되었다.

정부총재의 좌절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국민회의의 향후 진로, 내부 역학관계에까지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사건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가 원내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김대중총재의 대권가도에 있어 주요 변수중 하나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부진한 총선결과는 김총재의 「대권4수」여부 자체를 둘러싼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었다. 만약 그의 15대 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상황이 이렇게 전개됐더라면 자연스럽게 당안팎의 이목이 그에게도 쏠렸을게 틀림없다. 그가 원외에 머무르게 됨으로써 당내 빅3의 세력판도에 변화가 초래된 것도 사실이다. 정부직의 차선책이 없는 야당의 입장에서 계보보스 자신이 원내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은 세력유지의 결정적 기반을 잃게 됨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총재가 이런 상황에 가위눌려 그냥 주저앉을 것 같지는 않다. 선거전이나 후나 여전히 그는 당내에서 가장 연락하기가 힘든 사람중 하나이다. 지역구도 매일 부지런히 돌고 있고 당의 공식회의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활기를 되찾게 된데는 아직 누구보다도 많은 정치적 「기본재산」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듯하다. 우선 그는 아직 나이가 52세에 불과하다. 4년을 쉰다해도 16대 총선때는 56세밖에 되지 않는다. 당내의 세력기반도 여전히 건실한 편이다. 오히려 그와 가까운 현역의원의 숫자는 총선전보다 세배이상 늘어나 10명에 가깝다. 그의 사조직인 통일시대준비위원회도 아직은 튼튼하다는 게 정부총재측 주장이다.

이런 인적, 물적 자산을 바탕으로 그는 당연히 『4년간 노력해서 반드시 다시 딛고 일어서겠다』며 재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강연, 강의요청이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들어오고 있다. 긴 기간은 아니더라도 외국에서 연구활동을 갖는등 각 방면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포부도 밝힌다.

그럼 차기대권에 대한 꿈은 어떻게 됐을까. KS(경기고·서울대 법대)출신답게 그는 『당장의 급선무인 내년 대선에서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내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정답을 먼저 내놓는다. 그리고나서 『대권은 국민이 생각하는 문제다. 우선은 재충전해 다시 일어나겠다. 많은 사람을 만나겠다』는 우회적인 얘기로 자신의 지향점이 여전함을 확인해준다. 4년뒤 그에게서 「황태자의 추락」을 확인하게 될지, 아니면 「다시 비상하는 황태자의 힘찬 날갯짓」을 보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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