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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메카」 갈수록 황폐화(할리우드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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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메카」 갈수록 황폐화(할리우드 통신)

입력
1996.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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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체 속속 이전에 건물·상점 썰렁/LA시 “과거명성 찾자” 재개발 안간힘「틴슬 타운」(번쩍거리는 동네)이라고 불리는 할리우드가 점차 죽어가도 있다. LA 할리우드 지역이 날이 갈수록 황폐화하고 있어 이곳 시민들이 크게 염려하고 있다.지금도 할리우드 하면 여전히 영화산업의 메카로 상징되고 있으나 지난 10여년 동안 연예관련업체들은 LA인근의 버뱅크나 글렌데일, 컬버시티, 샌타모니카 등으로 옮겨가 이제는 이곳에서 그 업체를 찾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다.

할리우드 지역의 많은 상업용 건물들은 입주자가 없어 썰렁한 분위기이며 아예 폐건물처럼 된 것도 있다. 아직도 매년 4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할리우드를 찾고 있으나 지역환경이 살벌해져 상점들은 손님을 끌어들이기가 수월치 않다. 지난 2월에는 한 커피점에서 주인이 할리우드 소규모 업체들의 어려운 형편을 호소하기 위해 단식을 했을 정도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원인이 시의 실책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LA시는 지난 86년 구성한 지역재개발국을 통해 재개발을 잘 해 부동산가격이 오르면 여기서 생기는 재산세 증식분을 다시 재개발에 투자한다는 이상적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시의원이었던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우는 91년 할리우드의 명물 차이니스극장 동쪽에 4,800만달러(한화 약384억원)짜리 할리우드 갤럭시 쇼핑센터를 유치했으나 현재 초대형 규모의 이 센터에는 6개의 영화관을 제외하곤 단 하나의 입주업소도 없다.

재개발 시도가 실패로 끝나는 까닭은 이 지역이 거지와 마약중독자들로 들끓고 있기 때문. 마이클 우에 이어 진보파인 재키 골드버그가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한 단체가 마약중독자들에게 에이즈감염을 막는다는 명분과 함께 깨끗한 바늘을 나눠주고 있어 중독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할리우드가 급격히 황폐해지자 리처드 리오단 LA시장은 최근 『할리우드 재개발을 시경제 회복의 중심전략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얼마전 할리우드 갤럭시 쇼핑센터 자리에서 영화박물관 기공식을 가졌는데 9월에 준공되면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를 관통하는 지하철공사마저 업주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가운데 관계자들은 『시정부 차원의 현실성있는 시책과 주민·상인의 협조가 이뤄져야 할리우드가 과거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박흥진 미주본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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