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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번식 야생마 “골머리”/미,피임백신으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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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번식 야생마 “골머리”/미,피임백신으로 막는다

입력
1996.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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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는 균형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자연환경이 너무 잘 보존돼 오히려 고민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환경과 생태계보전이 너무 잘 된 네바다사막에 야생마가 4만2,0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나 목장들이 황폐화 위기를 맞았다.미 국토환경관리국은 마구 식구가 늘어나는 말을 「야생마 입양제도」로 해결하려 했으나 직원들이 야생마를 푸줏간에 파는 등 부작용만 속출했다. 딴곳으로 입양시켜도 금세 새끼가 태어나 효과가 별로 없었다.

관리국은 고심끝에 70년대 인간의 피임약으로 만들어진 PZP를 야생마용 피임백신으로 개발, 지난 1월 암컷 267마리에 접종하는 데 성공했다.

이 비호르몬성 백신은 돼지의 난자막에서 추출한 것으로 암말 난자 주변의 단백질막을 변화시킴으로써 정자가 막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게 해 수정을 막는 것이다. 북동부 지역의 흰꼬리사슴에게도 실험중이며 올여름에는 과잉번식으로 초원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코끼리에게도 시험할 예정이다.

흰꼬리사슴은 미국 35개주에서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가 하면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1년에 4만마리가 트럭에 치여 죽는 등 교통문제까지 일으키고 있다.

피임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은 헬리콥터로 야생마들을 울타리 안에 몰아 가둔뒤 암말과 종마를 격리시키고 암말에게 주사를 한다. 한 발은 피임백신, 또 한 발은 헬기로 몰아대는 과정에서 입는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는 인플루엔자백신이다. 2주후에는 2차 PZP접종을 한다.

그러나 비판의 소리도 없지 않다. 존 그랜디 미박애협회 부회장은 『이 백신을 무차별 사용하면 한 종을 완전히 멸종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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