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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서울시 나라사랑상 받는 김정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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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서울시 나라사랑상 받는 김정은양

입력
1996.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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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엄마가 다섯분이에요”/미혼모에 버림받고 4차례 입양/매사 적극적 학과 성적도 상위권/“장래희망 많지만 정확한 생일 아는게 소원”『저에게는 다섯분의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린이날인 5일 서울시가 수여하는 어린이상중 대상인 「나라사랑상」을 수상하는 김정은양(13·서울양서중 1)의 첫마디다. 장난스럽게 들리기도 하는 이 말에는 어린 나이에 갖은 굴곡을 겪은 김양의 성장과정과 함께 어린이답지 않은 꿋꿋함이 배어 있다.

김양은 미혼모인 생모로부터 버림받았다. 83년 생모는 태어난지 일주일도 안된 김양을 해외 입양기관에 맡긴뒤 사라졌다. 김양은 당시 입양기관에서 일하던 두번째 엄마 김모씨(당시 30세·여)가 경북 의성으로 데려다 키우면서 한국에 남았다. 김양은 이때를 가난하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한다.

그러나 모진 운명은 어린 소녀의 작은 행복을 지켜주지 않았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두번째 엄마가 90년 위암선고를 받자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김모씨집에 다시 양녀로 보내진 것이다. 김양은 이곳에서 김씨의 딸로 입적했으나 두번째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양부모와 불화가 심해져 2년만에 쫓겨나오다시피 했다.

이후 김양은 「아녜스의 집」에서 네번째 엄마를 만났고 93년1월 서울 양천구 신월동 「SOS 어린이마을」로 옮겨 5명의 고아형제들과 함께 다섯번째 엄마인 정근희씨(43·여)와 지내고 있다.

그러나 김양의 얼굴에는 정작 슬픈 그림자를 찾을 수 없다. 김양은 신원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해 전교어린이 회장을 맡을 정도로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에 학과성적도 반에서 상위권이다. 지난해에는 시설연합회 주최 백일장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학교풍물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양은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 은평구 「은평천사원」을 찾아 장애인을 돌보는 것을 가장 큰 보람과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다.

『소설가 아나운서 여군등 장래 희망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는 김양의 소원은 호적에 등록된 9월16일이 아닌 자신의 정확한 생일을 알고 싶은 것이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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