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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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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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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에게 두 여자가 한 아기를 데려와 재판을 청했다. 모두 자신의 자식이라는 주장이었다. 다툼이 끝날 것 같지 않자 왕은 칼을 가져오게 한뒤 아기를 둘로 나눠 반씩 차지하도록 했다. ◆이때 한쪽 여인은 제발 아기는 죽이지 말아 달라며 눈물로 이렇게 말했다. 『아기에게 고통을 주느니 차라리 내가 권리를 포기하겠다』 왕은 이를 보며 『그대가 진실로 아기의 어머니임이 분명하다. 자식이 고통받는 걸 그대로 볼 수 없는 것이 바로 부모의 본성이니까…』 재판은 이렇게 간단히 끝났고 후일 역사적인 「솔로몬의 재판」으로 기억되고 있다. ◆미국의 웨스트버지니아에 안나자비스라는 여인이 있었다. 오랫동안 홀어머니와 살다 어머니가 죽은 후 친구들 모임에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는 일생동안 자식에게 사랑을 베풀뿐 희생만 하고 떠난다. 1년에 하루만이라도 어머니를 생각하는 날이 있었으면 한다』 미국에서 1914년 5월 둘째 일요일이 어머니의 날로 제정된 동기였다. ◆동거 남자를 살해한 사건을 놓고 모녀가 서로 자신의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경기도 광명시에서 음주와 폭행에 시달린 끝에 동거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중년의 딸이 구속된 뒤 칠순노모가 「사실은 자신이 사위를 죽인 것」이라며 구속을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검찰도 이들 모녀의 주장에 정확한 증거가 없어 재수사키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딸은 노모의 건강과 고통을 염려해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했고 노모는 앞길이 창창한 딸이 전과자로 고통을 겪느니 자신이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는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에 가슴 무거운 사연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도 현명한 「솔로몬의 재판」이 있을 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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