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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관계/“소모적 정쟁 탈피,정책대결 치중을”(15대국회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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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관계/“소모적 정쟁 탈피,정책대결 치중을”(15대국회 과제)

입력
1996.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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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황 변화 대화·타협 절실/지역·파벌간 갈등 해소도 숙제4·11총선은 구시대의 악습과 파행정치를 개선해야한다는 국민들의 욕구가 표출된 선거혁명이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여야중진들이 낙선하고 46%에 이르는 정치신인들이 대거진출했다. 따라서 15대국회에서는 어느때보다 새로운 정치문화정착이 요구되고 있다. 15대국회가 추구해야할 과제들을 정밀진단해본다.

15대국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중 하나는 여야관계의 재정립이라 할 수 있다. 극한대립의 대명사처럼 인식돼온 국회가 국민의 불신을 씻고 변화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의 미학을 서둘러 익혀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요구이다.

그동안 우리 국회는 본래의미의 기능보다는 정치논리하에 변질된 역할을 더 많이 수행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의를 반영하고 행정부를 견제하는 일은 뒷전에 제쳐두고 소모적 정쟁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장기공전과 날치기, 몸싸움 등은 국회를 상징하는 말로 인식돼 왔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국회운영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이기도 하다. 군사정권하의 강력한 여당과 무장해제당한 채 정신만으로 버텨 온 야당이 치열한 대결을 벌이던 시절, 국회는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장이었다. 여야는 각각 다수결과 민주의 논리로 서로를 공격했고 어찌 보면 그 시절 국회의 존재이유는 그러한 대결구도에서 발견되는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일반적 시각이다. 정치권의 원로들은 시대와 상황이 변화한 만큼 여야관계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만섭전국회의장은 『신인이 국회에 많이 들어왔으니 더욱 생산적인 국회상이 정립되기를 바란다』면서 『여야지도자들이 당리당략을 버리고 멀리 바라보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국민의 정치불신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정치권의 기대는 더욱 크다. 강영훈, 서영훈, 이세중씨 등 각계 지도층 1백명으로 구성된 「나라를 걱정하는 모임」은 최근 「15대국회와 여야정치인에게 보내는 시국선언」을 채택하고 여야대화및 생산적 국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더 이상 소모적인 정쟁과 대결을 지양하고 보다 생산적인 국정운영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국회가 지역간 파벌간 계층간의 갈등과 대립을 초월하고 극복해 국민화합에 앞장서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선진국의 사례는 우리 국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를 제시한다.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종률국회사무총장은 『미국은 국회의원 개개인의 목소리가 크지만 우리는 의원들이 자세한 내용도 모르고 당론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당내의 활발한 의견수렴절차가 있어야 여야간에도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한신한국당고문은 『일본도 최근에는 여야가 다당화해 정국이 혼란스럽지만 여야관계의 기조는 항상 대화와 타협』이라며 『정치가 경제성장에 맞게 일류화하기 위해선 군사통치시절의 틀과 의식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관계가 새로운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정쟁이 아닌 정책대결에 치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대 이정복교수(정치학)는 『여야가 정책대결을 통해 생산적 국회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정당이 매일 정책대결을 벌이고, 언론도 이를 심층보도한다』고 말했다.<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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