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적 의식 속에는 경제민주화와 교육민주화에 대한 강렬한 염원이 자리잡고 있다. 국민들은 경제민주화와 교육민주화 없는 정치민주화는 공허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민주화가 경제민주화, 교육민주화와 결합될 때에만 참다운 민주주의가 실현된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그동안의 문민정부의 개혁은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것은 문민정부의 개혁이 경제민주화·교육민주화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경제자율화·교육자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기 때문이다. 문민정부의 경제자율화 개혁은 경제력 집중을 가속화시키면서 경제구조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그것은 소득분배구조를 더욱 악화시켰다.
문민정부의 교육자율화 개혁은 교육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을 펴면서 힘과 능력을 가진 계층 위주의 개혁으로 나아갔다. 그것은 인간교육 아닌 경쟁교육을 격화시켰다. 그 극단적 표현이 전국 각 고등학교를 서열화하여 그것을 고교내신성적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일부 일류대학의 발상이다. 그와 같은 발상은 전국민에 대한 계급화·차별화로 이어지면서 국민분열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무서운 발상이다.
국민들은 문민지도자의 사심없는 개혁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문민정부의 개혁방향에 대해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국민들의 문민정부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 듯 했다. 국민들의 그와 같은 심중을 정확히 헤아리면서 앞으로의 국가운명을 좌우할 올바른 개혁방향을 찾아내려는 문민지도자의 끈질긴 노력은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사로잡게 되었다. 국민들은 이제 문민정부의 개혁이 국민들의 절실한 호소에 기초하여 바른 방향에로 나아갈 것이라는 확실한 느낌을 갖고 있다. 그와 같은 국민들의 판단이 이번 4·11 총선결과로 나타났다.
○사회적 조화 추구
지금은 국가발전을 향한 국민적 의지를 힘차게 결집시킬 때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이 시대의 정신은 자율화가 아니라 민주화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자율화는 소수 강자만을 위한 자유화를 초래한다. 민주화는 모든 국민을 위한 만인의 자유를 촉진한다.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에서는 인간의 이성은 완전한 것일 수 없다. 사회가 조화로우면 사람들은 반드시 이성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좋은 질서 속의 인간이성은 그 본질이 실현되었을 때 표현되는 형식인 중용적 균형에로 향한다. 좋지 않은 질서 속의 인간이성은 오직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를 합리화하는 도구가 될 뿐이다. 좋은 질서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율의 강조는 필연적으로 소수만의 행복만끽과 대다수의 쓰라린 고통으로 귀착되는 소수 강자만을 위한 자유화를 촉진한다는 것은 근세이래의 서양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사회적 공동선을 외면하고 자유방임적 이기주의를 촉진하는 자율적 자유화의 사상은 사회적 조화를 추구하는 민주화의 이념에 의해 극복된지 이미 오래이다.
진정한 의미의 자율화의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좋은 질서를 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은 좋은 질서를 확립해나갈 때다. 그 방향은 경제민주화와 교육민주화이다. 국가의 본질적 사명은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다양한 요소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여 사회적 조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이다. 국가의 본질적 사명은 또한 인간의 가장 근본적 욕망인 사회적 인정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만인을 위한 교육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교육민주화이다. 정치민주화는 형식적 민주화라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교육민주화는 내용적 민주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사회는 형식적 민주화와 내용적 민주화를 통일한 참다운 민주질서, 진정한 민주사회를 수립해나가야 한다. 지금은 참다운 민주화의 실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자율화하고 진정한 민주화 실현을 방해하는 것은 자율화하지 말아야 한다.
○핵심은 경제·교육
사회는 상이한 요소의 갈등과 투쟁의 장이다. 사회는 다양한 요소의 자연적 조화의 체계가 아니다. 상이한 요소의 대립과 모순이 사회현실이다. 국가는 사회적 공동선을 추구하면서 사회 속의 다양한 요소들의 갈등과 대립을 조정해나가야 한다. 국가는 중용의 원리에 입각해서 사회적 조화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사회적 공동선에 입각한 사회적 조화의 실현이 바로 민주화이다. 민주화야말로 참다운 자유화이다. 민주화는 만인을 위한 국민적 자유화이다. 민주화의 핵심은 경제민주화·교육민주화에 있다. 민주화를 위해서는 정치적 구심력의 굳건한 확립과 올바른 지도력의 적극적 행사가 요구된다. 올바른 정치지도력은 진리의 역사관에 입각할 때만 확립될 수 있다.
지금은 자율화가 아니라 경제민주화·교육민주화를 과감하게 실천해나갈 때다. 바로 그것이 이 시대가 문민지도자에게 부여한 역사적 사명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