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노래방 디스코텍 재즈카페 등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오고가는 수많은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어 보이는 신촌. 그 한쪽에 크지 않은 조용한 교회가 잔잔한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서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연세대 정문에서 신촌역방면으로 100도 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창천교회가 바로 그곳.
창천교회는 매주 목요일 「문화 쉼터」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문화공간을 마련, 향락문화에 지친 신세대들에게 쉴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 시사회, 옴니버스 형식의 문화공연, 라이브 콘서트 등 매주 다양한 내용으로 창천교회를 찾는 관객들을 맞이한다.
창천교회가 「문화 쉼터」를 연 것은 지난해 4월. 93년부터 「목요 쉼터」라는 이름으로 문화공연을 해왔었지만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기획팀까지 확보해 본격적인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1년간 무대에 오른 출연자만 해도 200여명에 달한다. 안치환 노래마을 노찾사 박학기 등 귀에 익은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을 비롯, 젊은이들과 호흡을 함께 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참여했다. 보통 300∼40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 하는 이 공간에서 이들은 주객이 따로 없이 어우러져 흥겹고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은 영화 시사회. 올해들어 「쥬만지」「수잔브링크의 아리랑」 「바베트의 만찬」 「빛은 내 가슴에」등 교회측이 엄선한 영화만을 상영하고 있어 1,500석이 갖추어져 있는 교회 본당을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메우고 있다.
『이렇게 좋은 모임을 진작 했더라면 고등학교 시절에 방황하지 않았을텐데. 문화쉼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정말 내가 살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문화 쉼터」를 찾았던 한 여성이 남긴 글이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방원철목사(39)는 『가고 싶어도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건전한 문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는 이벤트 중심에서 벗어나 내실을 기하는 문화교육 차원의 프로그램 마련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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