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융기관 통폐합 추진(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융기관 통폐합 추진(사설)

입력
1996.05.02 00:00
0 0

금융이 선진화되지 않고는 경제가 선진화 될 수 없다. 불행히도 은행, 증권, 보험, 단자등 우리나라 제1, 2금융권은 가장 낙후된 부문의 하나로 지적돼왔다. 정부가 드디어 금융의 현대화를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나웅배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의 마닐라선언이 바로 그것이다.나부총리는 『우리 금융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확충하고 실물경제를 원활히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간의 인수·합병 및 퇴출을 용이하게 하는등 금융부문이 시장자율의 원리에 따라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금융기관의 합병 및 전환에 관한 법률」을 개정, ▲합병시 불가피한 자산정리등 경영합리화노력에 대한 세제지원 ▲금융 기관의 인수·합병알선 및 자금지원 ▲부실금융기관 퇴출절차간소화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실행계획까지 밝혔다.

우리나라 금융계는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을 가릴 것 없이 선진국의 금융권과 비교하여 자본구조가 취약하고 수익률이 저조하다. 수익률이 낮은 것은 전산화 등 설비투자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도 인건비도 계속 증가, 구조적으로 고비용체제가 지속되고 있는데다가 영업도 수익성에 한계가 있는 기존의 예금·대출사업과 위험도가 큰 증권업에 양분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간의 과당경쟁으로 예금은 높은 금리를 주고 끌어오는데 비해 경기둔화·기업자금사정호조 등으로 자금수요가 줄어 예금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해 줘야 하는 역금리현상까지 나타났었다. 증권투자도 지난해에는 증시침체로 모두가 손해를 봤다. 일부 시중은행은 평가손이 수천억원에 이르는등 은행수지악화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또한 건축·부동산 경기 침체등 경기양극화현상의 심화로 부실채권도 증대, 안정성도 크게 저해됐다.

지난해말 현재 6대 시중은행의 부실채권(6개월 이상 연체대출포함)총액은 9조6천억원, 전체여신의 6.9%나 차지했다. 미국·일본보다 훨씬 높다. 한편 지점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수지악화 요인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금융산업은 이제 한계점에 와 있다 하겠다. 금융시장의 개방이 돌이킬 수 없는 세계경제의 조류이므로 금융산업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입각하여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통·폐합(M&A)을 통해 경영합리화를 단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케미컬은행과 체이스 맨해튼은행, 일본의 도쿄(동경)은행과 미쓰비시은행 등 세계적 굴지은행들이 선례를 보였다. 우리 금융기관들은 통·폐합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