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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던 테러리스트들 조국 「팔」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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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던 테러리스트들 조국 「팔」 품으로

입력
199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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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객선·미 TWA기 납치 압바스·할레드 등/「이」 안전귀국보장따라 초로의 나이 속속 안착과거 악명 높던 테러리스트들이 속속 팔레스타인에 모여들고 있다. 항공기 납치와 민간인 인질 등 60∼80년대 세계를 피로 물들이며 공포에 떨게했던 팔레스타인 해방투사들이 자치정부를 출범시킨 조국에 안착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사형 선고를 받은 지명 수배자들인 이들의 귀향은 팔레스타인의 자치권을 인정한 이스라엘의 안전 귀국보장때문. 이스라엘은 지난달 25일 헌장내 이스라엘 적대조항을 폐기할 팔레스타인민족평의회(PNC) 개최를 앞두고 화합 차원에서 이들 「기피인물」에 대한 대대적인 관용조치를 취했다.

PNC개막을 전후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에 도착한 이들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끈 인물은 모하메드 아불 압바스(55), 레일라 할레드(54), 맘도우 노팔(52) 등 이른바 「국제테러계의 살아있는 전설」들이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내 초강경파인 인민전선을 이끌고 있는 압바스는 85년 이탈리아 여객선 아킬레 라우로호 피랍사건을 주도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대통령은 휠체어를 탄 미국인 리언 클링고퍼씨가 살해된데 대한 보복으로 미전투기들을 동원, 납치범들이 탄 비행기를 강제 착륙시켜 화제가 됐던 사건이다. 이탈리아 정보당국은 압바스가 현장 납치범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전문을 포착, 추후 궐석재판을 통해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증거로 삼았다.

할레드는 69년 27세 여성의 몸으로 일단의 팔레스타인 게릴라조직을 진두 지휘, 로마를 떠나 이스라엘로 향하던 미TWA 여객기를 공중납치했다. 시리아의 다마스쿠스공항에 성공적으로 피랍기를 안착시켰던 할레드는 68년 6일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에 완전 점령된 팔레스타인의 해방 의지를 세계에 최초로 과시했던 인물이다. 27년만에 고향땅을 밟은 그는 『강점이 계속되는 한 나의 투쟁도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도 해방전사로서의 투지를 잃지 않고 있다. 할레드는 PNC회의에서 이스라엘 적대조항 폐기에 반대표를 던졌다.

74년 이스라엘북부 마롯마을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25명의 민간인을 학살해 악명을 날린 노팔은 『전쟁중에는 때로 원치 않았던 일도 일어날 수 있는 법』이라면서 『회한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제 머리가 희끗한 초로의 나이에 접어든 이들의 대부분은 『이제는 총대신 정치적 협상력을 발휘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젊은 날 자신들이 총을 들어야 했던 조국해방의 투쟁이 「테러」로 결코 폄하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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