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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복지신화」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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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복지신화」가 무너진다

입력
199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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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경기침체·높은 실업률·재정적자탓/영·독·스웨덴 등 사회보장지출 삭감 바람/화선 자원봉사로 복지축소최소화 시민운동서유럽국가들의 복지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경기침체와 평균 11%의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며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사회보장부문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94년 기준 사회보장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2%에 총예산의 48%나 된다. 헬무트 콜 총리의 우파 정부는 최근 예산적자를 줄이기 위해 97년도 예산안에서 500억마르크를 삭감하기로 했다. 실업수당, 연금, 육아보조금 등 사회보장부문에서만 목표액의 50%인 250억마르크(12조8,000억원)를 삭감했다.

이에 대해 『노동과 자본의 균형을 추구하는 독일모델(사회복지국가)의 이념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가와 경제부문의 개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없이 사회보장지출 삭감만을 능사로 한다』는 등의 비판이 무성하다.

스웨덴도 마찬가지다. 재정형편은 나빠지는데 사회보장부문이 정부예산의 56%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복지제도축소에 반대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권리」라는 단체의 설립자 로베르트 슈트룀베르크(37)는 『95년의 경제위기가 스웨덴 사회를 잘못된 방향으로 변화시켰다』며 『신보수주의의 대두와 더불어 이제 윤리와 연대는 존재하지 않으며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다」가 모토가 됐다』고 비판한다. 집권 사회민주당 일각에서도 『복지국가가 없으면 사회민주주의도 없다』며 정책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웨덴 못지 않은 복지수준을 자랑하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시 크루이덴부르트구에서는 몇년전부터 시민들이 직접 거리 쓰레기를 치운다. 노인돌보기나 환자간호도 주민들이 나선다. 예산으로 집행되는 이들 서비스를 주민들의 자원봉사로 메우는 대신 사회보장지출 감축을 최소화하려는 시민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사회보장지출을 줄이는 한편으로 2년전 연금청 안에 각종 사회보장 수당 불법수령자를 단속하는 부서를 설치, 현재 전국적으로 3,700명이 이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한 단속반 6명이 한달에 5,000파운드(590만원)의 적발실적을 올려야 한다.

프랑스 우파 정부도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추진중이다.

방글라데시나 스리랑카보다도 총예산 대비 사회보장지출 규모가 떨어지는 우리나라로서는 이해가 가면서도 여전히 부러운 현상이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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