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지원 받은 “으뜸동네”서 사소한 구타사건/서운함속 “법지키는 마음만은 그대로…” 다짐해마다 5월1일 「법의 날」은 충남 서산시 해미면 귀밀리 주민들의 축제일이었다. 이 마을은 82년 「범죄없는 마을」로 처음 선정된 이래 한해도 거르지않고 지난해까지 14년간 전국최장의 무범죄마을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주민들의 마음은 아쉽다. 사소한 경범 1건만 있어도 안되는게 범죄없는 마을의 엄격한 선정기준인데 지난해 이 마을 황모군(18·S농고3)이 사소한 말다툼끝에 한반 친구를 때린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피해학생이 별 상처를 입지않은데다 합의가 이뤄져 황군은 기소유예처분을 받았고 이후 학업에 정진, 올해엔 장학생으로까지 선발됐다.
50가구 2백5명 주민이 단란하게 살고있는 귀밀리가 그간 범죄없는 마을로 선정돼 받은 정부의 특별지원금만 3억여원. 주민들은 이 돈으로 마을회관도 세우고 마을안길 포장, 하천정비등 여러 사업을 벌여 마을을 살기좋은 으뜸동네로 가꾸어냈다.
15년연속 범죄없는 마을의 영예를 놓친 주민들은 최근 전체회의를 열어 『이번 탈락을 아쉬워만말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며 서운함을 털어냈다. 일부 주민은 『오히려 마음의 짐을 던 느낌』이라며 홀가분해 하기도 했다. 김룡규 이장(47)은 『전국최장 무범죄마을이라는 기록자체가 주민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등 애로도 있었다』며 『표창이나 기록이야 어떻든 평소 스스로 법을 지키고 서로를 아껴온 마을사람들의 마음이 소중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귀밀리는 더이상 「범죄없는 마을」은 아니지만 종전보다 더욱 「평화로운 마을」로 남을 것같다.<서산=전성우 기자>서산=전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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