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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암울한 앞날 좌시못한다”/크리켓영웅 칸 정치인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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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암울한 앞날 좌시못한다”/크리켓영웅 칸 정치인 변신

입력
199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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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주도 「정의운동단」 정당전환 부패와 전쟁선포… 정부선 보복착수파키스탄의 크리켓 영웅이었던 임란 칸(43)이 최근 국내의 만연한 부정과 부패를 일소하겠다며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칸은 지난달 25일 자신이 이끌고 있던 정의운동단(테리케 잉사프)을 정당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국의 암담한 앞날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어 마음을 달리 먹었다』고 정치인으로의 변신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파키스탄은 이제 부정과 부패로 인해 망하기 일보 직전에 와 있다』며 『나는 이제 부정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정부를 맹렬히 공격했다.

그는 정의와 인권 정부 건강 교육 경제 청년 고용 여성 환경등의 문제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위원회를 설립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특히 『파키스탄에는 족벌세력들과 아첨꾼 모리배들이 판을 치고 있다』며 『이들의 비행과 부패를 끝장내겠다』고 강조했다.

칸이 이처럼 강경한 대정부 투쟁 방침을 나타내며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관심을 끌자 베나지르 부토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부는 즉각 그의 정의운동단에 대해 조사를 착수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

칸은 지난달 14일 자신이 운영중이던 암병원에서 폭탄테러가 발생, 6명이 사망하자 『나의 사회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겁주려고 꾸민짓』이라고 정부를 비난한바 있다. 이 사건이 칸으로 하여금 현실 정치계에 뛰어들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는 알수 없으나 상당한 영향은 미쳤을 것이란 게 주변의 추측이다.

그는 정치인 변신을 선언하자 마자 기성 정객들을 고소, 운동선수 출신으로서의 행동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서민들은 물가고와 가혹한 세금으로 생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고 있는데 기성 정치인들은 이를 외면하고 호화생활만 하고 있다는 것이 고소하게된 이유라는 것이다.

이번의 고소가 과연 실효를 거둘지 모르지만 일단 국민의 눈길을 끄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정의운동단측은 고무돼 있다.<조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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