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학교 수험자격 불인정」에 대입좌절/가와사키시 8개교육단체 동참 탄원운동가나가와(신나천)조선중고급학교 3학년이던 조총련계 여학생 2명은 지난해 여름 가와사키(천기)시립간호단기대학에 『꼭 합격하자』며 새끼손가락을 걸고 다짐했다.
간호사를 꿈꾸던 둘은 이 대학이 집에서 가깝고 수업료가 싼데다 무엇보다 『조선학교 학생에게 수험자격을 인정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10월 이 대학 교수회는 『수험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조선학교측은 『대학을 설립한 가와사키시로부터 응시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진학을 지도해왔다』며 『교수회의 결정은 문부성의 압력 때문』이라고 비분강개했다. 두 학생은 올봄 원서도 내지 못한 채 시험을 포기했다.
조선학교를 포함해 외국인학교 졸업생의 대학수험자격에 대한 문부성의 기본입장은 『일본의 고교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는 보증이 없어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각종학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우수한 학생이라면 국적이나 학교를 묻지 않고 입학시키는 게 유리하다는 대학 자체의 판단에 따라 4년제 국공립대학 46개교중 20개교, 사립대학 390개교중 164개교가 조선학교 출신의 응시를 허용하고 있다는 게 조총련의 집계다.
대학자치를 강력히 내세우는 이들 학교에 대해서는 문부성도 건드리지 못하고 묵인하고 있다. 가와사키간호단기대학은 지난해 개교한 신설교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문부성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꿈이 꺾인 두 여학생을 돕자는 지역운동이 시작되고 가와사키시립 소·중·고교·특수학교 교장회와 시립유치원원장회, 시교직원조합, 시PTA연락협의회 등 시의 8개 교육관련 단체가 동참했다. 7만1,488명이 서명한 탄원서가 지난달 24일 문부성에 제출됐다. 게다가 가와사키시, 요코하마(횡빈)시, 가나가와현이 수험자격을 확대하라는 요망서를 문부성에 보냈다.
일본 교육계 인사들은 『민족문제등 복잡한 관점을 떠나 배우고 싶어하는 어린 학생에게 공부를 계속하게 해주고 싶은 게 교육자의 심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두 여학생중 하나는 간호전문학교에 진학했지만 다른 한 학생은 내년 재도전을 위해 재수를 하고 있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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