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온건강경파 세다툼 양상/주도권 누가 잡느냐 따라 평화·유혈 갈림길체첸반군의 독립투쟁이 최고지도자 조하르 두다예프의 사망이후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두다예프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젤림한 얀다르비예프가 지난달28일 밤 반군내 정적들의 공격으로 피살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반군내 헤게모니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해졌다.
얀다르비예프의 사망여부는 30일 현재까지 공식확인되지 않은채 체첸지도부동향과 관련된 소문과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얀다르비예프의 사망설이 두다예프 사후 온건파 아슬린 마스하도프와 강경파 샤밀 바사예프간의 치열한 세다툼을 반영하고 있다는데 대한 이견은 없다.
체첸반군지도부내에서 러시아정부와의 평화협상을 묵시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측은 마스하도프이고 바사예프는 협상을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 두다예프 사망이후 이같은 대립이 투쟁방향을 둘러싼 무력분쟁으로까지 발전했고 두다예프와 얀다르비예프 피살과 관련된 각종 설을 양산해내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얀다르비예프의 사망설이 사실로 판명되면 두다예프와 함께 평화협상을 지지해온 마스하도프가 주도권을 장악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체첸측과 러시아정부간 평화협상 논의가 조만간 수면위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얀다르비예프가 건재하거나 일부의 보도대로 바사예프가 군권을 장악했다면 체첸의 대러시아 테러공격이 더욱 치열해질게 틀림없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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