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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지로 가는길」 낸 소설가 김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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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지로 가는길」 낸 소설가 김원일

입력
1996.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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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인 눈통해 도시 타락상 폭로/오랜만에 현대물 출간… 노인문제 다루고 싶어소설가 김원일씨가 오랜만에 현대소설을 단행본으로 냈다. 「겨울골짜기」 「늘 푸른 소나무」 「불의 제전」등 6·25를 중심으로 민족의 비극을 다룬 대작을 주로 써온 그가 최근 출간한 「아우라지로 가는 길」(문학과지성사간·전2권)은 현대도시의 타락상을 한 정신지체인의 눈을 통해 고발한 소설이다.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에 살던 스무살 가까운 마시우는 떠돌이 고물장수의 꾐에 빠져 도시로 나와 인신매매등 갖은 고생을 겪는다. 그는 지하실에서 밥도 제대로 못 얻어먹고 유해약품으로 슬리퍼 밑창을 붙이는 일을 하다 새우잡이배 일꾼으로 팔려가기도 하고 조직폭력배 패거리에 휘말리는 경험도 한다. 결국 사회복지사 경주의 도움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의 역경을 통해 산업사회 도처에 널려 있는 일그러진 사람들의 세상살이가 드러난다.

『시우의 순박한 정신과 후기산업사회의 여러 오염된 모습을 대비시키려 했다』는 작가가 사회를 들여다보는 안경으로 삼은 것은 시우라는 때묻지 않은 청년의 식물같은 정신이다. 그 정신은 생물교사였다가 전교조가입으로 해직당한 뒤 숨진 아버지의 정신에 맥이 닿아 있다. 「식물이 내 뿜는 산소와 향기가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는 신념을 지녔던 선친의 삶속에는 이로움을 베푸는 이들이 거세돼가는 세상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이 스며있으며 작가는 이 마음을 작품에 담아냈다.

김씨는 「문학과사회」에 연재하던 「불의 제전」을 지난해 끝내고 지금 한창 퇴고중이다. 내년 상반기에 이 작품을 묶어낸 뒤 『6·25 관련 이야기는 그만 쓰고 이제는 치매등 노인문제를 다룬 소설을 써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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