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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국서 다시 “관객속으로”/극단76단 창단 20주년 화제작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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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국서 다시 “관객속으로”/극단76단 창단 20주년 화제작 공연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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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끝내고 「관객모독」 등 잇달아 연출/또 파란일으킬지 변화한 모습 많은 관심 반항아 기국서가 「잠행」을 끝낸다. 연극전통에 반기를 든 「관객모독」, 형식주의적 실험의 극을 달렸던 「햄릿」시리즈등 광기와 부조리의 축제를 벌여온 연출자 기국서. 최근 잠잠한 모색기를 거친 그와 극단 76단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지난 화제작들을 잇달아 무대화한다. 기국서는 다시 한번 파란을 불러 일으킬까. 또는 달라진 환경만큼 변화한 작품세계를 보여줄 것인가.

 페터 한트케에게 반전통주의·반연극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붙여 준 「관객모독」(5월9일∼7월7일 아카데미소극장)은 관객과 연극 자체를 부정하는 작품. 극장이라는 사실을 최대한 노출시키며 관객에게 욕을 하고 물을 뿌리는 퍼포먼스가 충격으로 다가온 연극이었다.

 『70년대말 「관객모독」의 반향은 사회적 여건의 영향이 컸다고 봅니다. 연극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대신 유신의 억눌림이 있었던 거죠. 시연회에서 순간적으로 물을 뿌리는 연기를 삽입했는데 그 모욕과 충격을 관객들은 흡수하듯 수용했습니다』 이 작품은 2∼3년마다 재공연되면서 서울비평가그룹 특별상, 영희연극상 수상과 함께 화제의 흥행작으로 자리잡았다.

 『점점 형식화하게 된 거죠. 그걸 다시 타파하자는 겁니다. 이제 관객들도 여러 가지 연극적 경험이 많아졌으니 원작에 충실히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한 가지 새로운 것은 연기자들이 뛰면서 극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단순성의 에너지를 맛보고 싶은 의도다.

 10월1∼31일에는 76단의 작품 중 정체를 드러내 보일만한 레퍼토리 5개를 번갈아 공연하는 페스티벌을 포스트극장에서 연다. 「지피족」 「아스피린」 「햄릿 5」중 폭력장면, 「빵」 「마지막 테이프」등이다.

 신작 카페극으로 적합한 두 작품 「카피라이터」(6월5일∼7월7일 카페 떼아뜨르 굿누리)와 「원숭이」(7월5일∼8월31일 오늘소극장)가 무대에 오른다.

 기국서의 올해 목표는 연기력 강화. 「햄릿」시리즈에서 실험했던 형식적 관심은 다시 배우의 연기로 귀착했다.

 밑도 끝도 없이 시작해 그렇게 끝나는 연극을 좋아하는 기국서가 베케트와 함께 연극스승으로 삼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맥베드」(12월 예정)로 기념공연 시리즈는 막을 내린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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