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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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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구촌 정가에서는 뺨맞기가 유행인 모양이다. 파라과이의 민선 대통령 와스모시는 군부실력자 오비에도장군을 섣부르게 다루다가 말다툼 끝에 뺨을 얻어맞고 하마터면 쿠데타에 의해 축출될 뻔했다. 러시아의 고르바초프도 같은 일을 당했다. ◆소련대통령 시절 그 화려했던 권력의 맛을 못 잊어 다시 대통령 선거에 나온 고르바초프는 며칠전 시베리아의 옴스크시에서 유세도중 군중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한 사내에게 뺨을 맞는 변고를 당했다. 이 도시는 공산당의 기반이 단단하기로 이름이 높은 곳이어서 페레스트로이카의 장본인인 고르바초프가 군중집회를 갖기에는 처음부터 위험이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의 인기는 1%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그는 가는 데마다 「러시아 국민은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해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주변에 제정신 가진 사람은 부인 라이사밖에 없는 것 같다. 라이사는 그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발목을 잡는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영자신문 모스크바 타임스 23일자의 여론조사 보도는 옐친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공산당의 주가노프후보를 앞질렀음을 알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옐친은 20·7%를 얻어 주가노프(19·8%)를 0·9%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는데 지난번 조사 때는 주가노프 19·1%, 옐친 14%였다. 옐친 지지율이 이처럼 단번에 뛰어오른 데는 미국의 뒷받침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거를 코 앞에 둔 클린턴 미대통령과 옐친이 서로 당선되도록 돕자고 약속한 대화내용의 백악관 메모가 얼마전 미국신문에 보도돼 FBI가 유출경위 수사에 나서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벌써부터 열기가 느껴지는 우리의 차기 대통령 선거는 막판에 가서 무슨 해괴한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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