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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복구/땅 침식·유실 먼저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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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복구/땅 침식·유실 먼저 막아라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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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 땐 토양패어 영양분 씻겨가/볏짚·나뭇가지·톱밥 뿌리면 효과/“잿더미” 고성군 원상회복 100년 걸려 화상입은 산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산림청은 사흘동안 3,000㏊의 광활한 임야가 잿더미로 변한 강원 고성군의 경우 인공조림후 안정적인 생태계 복원까지는 최고 100년이나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산불 피해지역 나무의 90%가량이 수령 40∼80년생 소나무이며 때죽나무, 물푸레나무등 활엽수가 우거진 녹지자연 8∼9등급으로 개발이 금지된 곳이어서 안타깝다.

 생물학자들은 불이 난 지역에 대한 토양침식과 유실을 막는 작업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큰 비가 내리면 흙속의 영양분이 씻겨가 나무와 풀이 자랄 수 없는 토양이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소한 2∼3년은 불에 탄 나무의 벌채를 최소화해 토양침식을 방지하고 토양생물체의 번식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볏짚 나무껍질 톱밥 나뭇가지등을 뿌려 토양유실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화재지역을 방치해 토양의 영양분이 하천으로 쓸려 내려가면 부영양화로 인근하천의 오염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다음단계는 수목선정.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는 지역 풍토에 잘 적응하는, 이른바 향토수종을 심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교수에 따르면 93년 4월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피해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수리나무 참나무 떨기나무등이 우거진 숲 어귀에서 산불이 멈췄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 산림풍토에 맞는 나무가 산불적응력이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김교수는 주장했다.

 산불 피해지역 복구과정에서 새로운 임도 건설은 금기사항이다. 산불로 가뜩이나 자연생태계가 파괴된 마당에 조림을 앞세워 또 다른 임도를 낼 경우 생태계를 파편화해 특유의 내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우리나라의 산림은 산림자원화 계획에 따른 인공조림면적이 많아 마치 장작을 세워놓은 것과 같은 구조』라며 『인공조림지는 다양한 산림형태로 이뤄진 자연생태계보다 산불등 환경파괴 요인에 훨씬 취약하다』고 말했다.<황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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