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역사변천의 변수”/신학적 기상학등 흥미로운 해석수록 아메리카대륙 최초의 주민은 날씨 덕분에 아시아로부터 옮겨올 수 있었다? 후빙하시대에 늘어난 만년빙원은 바다까지 꽁꽁 얼게 했고 해면의 높이가 자꾸 낮아지면서, 호모 사피엔스는 베링해협을 가로질러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북미에서 남미로 흩어져 살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자연의 힘에 맞서며:미국 기상의 역사」(더블데이간)는 기상조건과 인류역사의 관계를 흥미있게 조명한 책이다. 논픽션 저술가인 데이비드 라스킨은 날씨와 날씨에 대한 사람들의 지각이 인류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냈다.
그는 유럽인들의 신대륙 발견이 이른바 「소규모 빙하시대」 덕분에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1430∼1850년에 유럽대륙의 기온은 평균치보다 낮았고 사람들은 갑갑하고 구름 낀 날이 많거나 눈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땅을 점점 불편해 했다. 과학발전과 새로운 무역로 모색, 부의 획득을 위한 노력이 진행됐지만 유럽인들을 지구의 끝까지 내몬 것은 날씨의 영향이 크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계몽주의 이전 뉴 잉글랜드인들은 변덕스럽고 사나운 날씨에 대해 신성의 상징이라고 믿었다. 폭풍우와 번개로 교회당의 첨탑이 두 쪽으로 갈라지자 목사들은 『신은 가끔 정의로움 속에서 가혹한 일을 벌여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한다. 1735년 8월31일 코네티컷주 뉴 런던의 교회당을 강타한 번개도 그런 말씀의 한 가지다』라는 식의 경고성 설교를 해댔다는 것이다.
기상조건에 대한 유사이래의 다양한 해석을 소개한 이 책은 과학자료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지만 과거와 현재를 빠른 속도로 넘나들면서 날씨와 인간의 흥미로운 관계를 살피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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