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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 폭등(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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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 폭등(사설)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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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콩·옥수수 등 수요의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곡물의 국제가격이 폭등, 국내에도 밀가루·콩기름·사료와 이것을 원료로 하는 관련제품에 원가상승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 곡물의 국제가격이 올해에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물가안정에 위협적인 복병이 될 수 있다. 밀의 경우 시카고 소맥 5월 인도분이 지난 25일 현재 부셸당 6·96달러로 지난1월보다 40%상승했고 캔자스시티 소맥가격도 부셸당 7달러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80년 이후 최고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내도입가격도 급등했다. 한국제분협회에 따르면 현재의 도입가격은 톤당 22만5백52원, 지난 3개월 사이에 역시 40%가 올랐다.

 업계는 이럼에도 불구하고 밀가루의 공장도가격은 지난해 수준대로 부대당 7천8백원선에 묶여 있다고 불만이다. 현재 업계의 재고는 3개월치인 35만톤, 적정재고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는 원맥가격폭등으로 장세를 관망하기 위해 일단 매입을 중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물량파동이 나지 않게 돼있는 것은 다행이다. 콩의 국제가격도 27일 현재 톤당 3백60달러로 지난해 4월의 2백60달러보다 1년 사이에 35%나 뛰었다. 현재 국내재고는 45일분인 15만톤이다. 옥수수의 국제가격도 무섭게 올랐다. 25일 현재 부셸당 6·005달러로 지난연말 대비 17%, 전년 동기대비 70% 이상 인상됐다. 하여튼 48년 시카고곡물시장 개장이래 최고의 시세다.

 국내 배합사료업계와 축산농가는 초비상이다. 사료업계는 배합사료의 원료중 옥수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사료 가격을 이번 4월에 올렸으나 또다시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축산농가도 값비싼 배합사료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 국제곡물가 폭등은 미국 곡창지대인 중서부의 극심한 한발에 따른 흉작과 재고 급감·곡물메이저의 물량조작·시카고 선물시장의 곡물투기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작용하여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음 수확기의 작황이 좋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가격폭등 파동이 가라앉기 어렵다. 농산물 수입국인 우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 74년 세계식량위기 때의 경험을 교훈삼아 물가에의 파급영향을 극소화하는 수밖에 없다.

 도입가격이 오르더라도 물량은 적기에 적정가격으로 충분히 도입되도록 해야 하며 국내에서도 생산의 감축이 없도록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생산업체에 적정이윤을 보장해 주도록 배려해야 한다. 무리한 가격억제는 품귀와 가격폭등을 동시에 가져온다. 물론 있을지 모를 매점매석은 엄격히 통제돼야 한다. 파동극복에는 민간업계와 정부 사이에 긴밀한 공조체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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