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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범행준비 충격/보험사기 희대의 살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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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범행준비 충격/보험사기 희대의 살인극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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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빚 채권자와 완전범죄 기도/빌린 차로 동일체격 부랑자 물색/범인부인 진술·시신형태 단서 덜미 보험사기를 노린 희대의 살인극을 벌인 주범 김기영씨(36)는 자신과 동일한 체격조건을 갖춘 범행대상을 물색하는 등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씨와 공범 심명렬씨(37)의 완전범죄 계획은 생각지도 않았던 시신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제공되면서 4일만에 깨졌다.

 김씨가 보험사기를 벌이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달 말.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광명시 철산동 모형비행기 판매점이 운영난으로 2,000여만원의 빚을 지게 되자 자신에게 300만원을 받을 빚이 있는 심씨와 범행을 모의했다. 김씨는 이미 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기화로 8일 K생명등 3개보험사에 추가가입, 모두 4억8,000여만원의 보험을 들었다. 김씨는 이어 범행 이틀전인 22일 경기 광명시 버스회사에서 일하며 알게된 전모씨(37)로부터 엘란트라 승용차를 빌린 뒤 모형 항공기에 사용하는 항공유를 트렁크에 실은채 범행대상 물색에 나섰다.

 당초 시신을 구해 범행에 이용하려 했으나 쉽지않자 김씨는 자신의 체격과 나이가 비슷한 범행대상을 찾다 22일 0시께 서울역 지하도에서 부랑자 차림의 최현규씨(38)를 만나 취직을 미끼로 유인했다. 김씨는 다음날 새벽 2시께 최씨를 경기 광명시 여관으로 데려와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힌 뒤 범행장소를 찾기위해 부산을 배회하다 여의치 않자 금강휴게소에 도착, 소주2병을 마신 최씨가 잠든 틈을 타 준비해둔 노끈으로 목졸라 숨지게 했다.

 김씨는 곧바로 『망우리 묘지에서 목맨 시신을 구했다』며 심씨를 금강휴게소로 불러 교통사고로 위장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다니다 24일 새벽 인적이 드문 수인산업도로 인접 공사장에 이르러 최씨의 옷에 자신의 주민등록증과 수첩등을 넣은 후 항공유를 차량과 몸에 뿌려 불을 지른 뒤 달아났다.

 김씨의 치밀하고도 잔혹한 범죄 전모는 최씨의 시신에서 실마리를 찾게됐다. 불에 타 숨졌다면 시신 상태가 고통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전신이 오그라들어야 하는데 조수석에 자연스럽게 앉아있는 자세였기 때문. 경찰의 이같은 판단은 다음날인 25일 부검결과로 뒷받침됐다. 기도와 폐에서 연기와 그을음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경부압박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부검소견이 통보된 것.

 더욱이 김씨 부인 박모씨(36)가 시신에 왼쪽 엄지손가락이 없는 점을 들어 남편 시신이 아니라고 진술, 경찰이 의혹을 갖고 본격수사에 나서게 됐다.

 결국 시신에서 발견된 대구소재 전당포에 맡긴 금반지 7돈쭝의 영수증을 통해 최씨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심씨의 신병을 확보, 범행전모가 드러나게 됐다.<안산=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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