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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실리 극대화 겨냥/「4자회담」 애매한 태도 1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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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실리 극대화 겨냥/「4자회담」 애매한 태도 13일째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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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 결정 미뤄 시간끌기 전략/절차·방식조정 역제의 가능성/미사일 협상 등 현안과 연계 속셈도 한미정상이 4자회담을 제의한지 13일이 지난 28일까지 북한은 여전히 애매모호한 양면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같은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정부 역시 4자회담제의가 거시적인 사안인데다 북한이 단시일내에 확실한 태도표명을 해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북한의 직·간접적인 반응은 「생각해 보겠다」는 범위안의 것들로 분명치가 않다. 단지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전망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반응의 성격이나 주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채 내용 또한 강온 양극의 이중적인 것이다.

 예컨대 4자회담 제의 당일인 16일 손성필러시아주재 북한대사는 『북한과 미국 이외의 제3자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말했고 같은날 노동신문도 이같은 종전의 부정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은 그러나 18일 처음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4자회담의 현실성을 검토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4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첫 공식반응이다. 이어 21일 김정우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워싱턴의 세미나에서, 25일 손성필대사가 모스크바에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26일에는 방미중이던 이종혁 아·태평화위부위원장이 『4자회담 제의가 어떤 내용인지 연구중이며 남북대화는 잘 될 것』이라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격렬한 대남비방이나 「남한 배제」주장이 계속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27일 북한에 대한 경협을 대폭 확대키로 결정하는 유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무역공사를 통한 북한과의 비밀접촉도 확인됐다.

 우리정부는 4자회담제의이후 여러 채널을 통해 감지되고 있는 북·미간의 활발한 물밑 접촉에 대해서도 「묵인」하는 듯한 인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시간이 흐를수록 외교적 수세국면에 몰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북한은 어떤식으로든 4자회담 제의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이 결코 「흔쾌히」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당분간 시간을 끌면서 득실을 따져보고 복선이 깔린 결정을 통해 각종 실리를 챙기려 들 것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은 4자회담을 곧바로 수용하기보다는 이를 위한 예비회담이나 의제를 분리할 것등을 제안하거나 중국을 배제한 3자회담등을 역제의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2년반 이상을 끌어온 핵협상때와 마찬가지로 의제를 세분화해 다양한 카드를 제시하면서 실리를 극대화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현재 미국과의 미사일협상과 유해송환협상,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조치 추가완화문제 및 연락사무소개설등 다양한 현안을 갖고 있다. 일본과도 추가쌀지원 및 수교협상등을 앞두고 있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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