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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회담제의 이후 양측 관계/북·미 다갈래 접촉 갈수록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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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회담제의 이후 양측 관계/북·미 다갈래 접촉 갈수록 봇물

입력
199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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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외교」·미 관리 잇단 방북 등/경제제재 추가완화 정지작업인듯 4자회담을 둘러싼 남북한간 비밀접촉설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간 공식, 비공식 접촉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북·미는 우선 북한측의 연기통보로 일단 5월이후로 넘겨졌던 유해송환협상을 5월초 뉴욕에서 열기로 합의해 놓고 있다.

 이번 협상에는 지난 1월 하와이 1차협상때와 마찬가지로 북측에서 평화협정 「전문가」로 알려진 김병홍 외교부국제국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지난 1차협상때 북측이 유해문제는 전반적인 평화체제문제와 불가분의 관계라고 주장했던 점을 상기하면 이번 협상에서 4자회담과 관련, 북측이 구체적 입장표명을 할 가능성이 높다.

 북·미는 이와함께 지난 21일 베를린에서 이틀간의 미사일회담을 끝내면서 합의한 대로 제2차 미사일회담을 늦어도 6월중에 재개하기 위해 절충을 벌이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챙겨야 하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미국이 전세계적 이슈로 내세우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체제에 북한을 끌어들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또 인도주의를 앞세운 유권자들의 빗발치는 여론을 의식, 유해송환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북한은 최근 북·미간의 접촉에서 미국으로부터 무엇을 얻고 있는가. 북한이 현실적으로 미국으로부터 가장 바라는 것은 대북경제제재의 추가완화이고 궁극적으로는 수교나 관계개선이다. 하지만 이와관련된 북·미간 접촉은 표면적으로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은 또 우리 정부에 북·미간 비공식접촉을 언론에 알리지 말 것을 종용하고 있고 언론보도가 나오면 상당히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로 이같은 점에 4자회담이후 진행되고 있는 북·미간 접촉의 이중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북·미는 미국이 공식적인 회담으로 인정하는 접촉이외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형태의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그 하나는 「세미나외교」로 지난 21일 방미한 김정우대외경제위부위원장, 24일 방미한 이종혁 아·태평화위부위원장등은 물론 평화및 군축연구소 관계자들도 잇따라 방미, 세미나가 끝나면 예외없이 미국무부관리들과 만나고 있다.

 북·미간 이중적인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경로는 미국무부관리들의 방북이다. 퀴노네스 정보분석국 북한정세분석관과 리처드슨 평양연락사무소장내정자등은 올들어서만도 2,3차례 방북했고 애슐만 한국과 북한경제담당관은 지난 27일부터 방북중이다. 이들의 방북목적은 하나같이 폐연료봉 보관작업을 표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미간 접촉의 불균형성을 감안하면 세미나외교나 미국무부관리들의 방북을 통해 경제제재완화등을 위한 실태파악및 사전정지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4자회담의 성사를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견제카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 한·미공조가 새삼 강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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