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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학자 한자리 대화 큰 의미/북미기독학자회 미 세미나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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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학자 한자리 대화 큰 의미/북미기독학자회 미 세미나 안팎

입력
1996.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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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서로 이해하려는 의지감지” 낙관론/주체사상 최고권위 박승덕소장 참석 주목/북 대표단 곧 워싱턴방문 “이제부터 더 관심”북한의 4자회담 수용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에서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카터센터에서 26일(현지시간) 열린 북미기독학자회 주최 한반도 문제 세미나는 남북한 학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대미외교 조타수로 불리는 이종혁 노동당 부부장이 미묘한 시점에 방미, 이 세미나에 참석함으로써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부부장은 이날 저녁 북미기독학자회 연차총회및 세미나 폐막 만찬석상에서 전날 리셉션에서 한국 특파원들에게 밝힌 대로 남북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남북한이) 과거 오해와 불신으로 곡절을 겪어왔지만 이번에 여기와 보니 그전보다 확실히 다른 감을 느꼈다』면서 『병이 든 몇그루의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던 현상이 점차 사라지고 서로 이해하려는 의식이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의 연설에 앞서 한완상 전통일부총리가 역시 만찬연설을 통해 북한의 4자회담 수용을 촉구한 것도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정부 당국자도 아닌 그의 연설이 주목을 끈 이유는 그와 김영삼대통령의 관계 때문일 것이다.

북미기독학자회 창설멤버인 한 전부총리는 이날 비록 「4자회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이의 수락을 완곡히 역설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24일 애틀랜타에 도착한 뒤 하루 늦게 이곳에 온 이 부부장과 애틀랜타 시내에 있는 한 호텔의 같은 층에 투숙하며 우의를 다져왔다.

그는 연설 첫머리에 한때 적국이었던 미국과 일본이 현재는 동맹관계를 다져가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동맹관계도 중요하나 더 중요한 것은 민족』이라고 강조한 뒤 4자회담의 당위성을 역설해 나갔다. 그는 『서로를 격분시키는 냉전적 증오로는 민족의 공존과 공영을 성취하기 어렵다』면서 『차분하게 합리적으로 민족공영과 민족화해, 그리고 평화를 바라는 이웃들과 민족문제를 풀어갈 기회를 맞고 있는 지금 현실적으로 미래를 생각하자』고 말했다. 4자회담 수락을 강조하는 의미가 행간의 여기저기에 드러나 있다. 그는 또 한국을 배제한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주장해온 북한측의 입장을 염두에 둔 듯『냉전의식을 갖고 동족을 소외시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북한에서 대규모 대표단을 보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북한은 7명의 대표단을 파견했는데 그중에는 주체사상의 최고권위자인 박승덕 주체사상연구소장(조선민족연구회장 겸임)이 포함돼 있다.

이 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27∼28일 코카 콜라사등을 시찰한 뒤 29일 미국무부 관리들도 참석한 가운데 조지아대에서 열리는 「새로 부상하는 삼각관계―남북한과 미국」세미나에 참석한다. 이들은 이어 워싱턴등지를 방문, 미의회및 행정부 지도자들과 만날 계획이어서 오히려 관심은 지금부터 더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애틀랜타(미조지아주)=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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