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유혈테러 통해 반군진영내 불안감 씻기/야전경험부족평 얀다르비예프 투쟁력 과시도체첸반군이 전최고지도자 조하르 두다예프 피살에 대한 보복으로 전면적인 대러시아 테러공격에 나서면서 체첸사태가 더욱 혼미해지고 있다. 체첸반군은 26일 체첸 수도 그로즈니 인근 아르군시 정거장에서 러시아 여객열차에 폭탄테러를 가해 러시아 군인등을 숨지게 했다. 앞서 체첸반군들은 러시아군 차량호송대열을 공격, 2명을 살해하고 7명을 부상케 했다.
체첸의 즉각적인 「피의 보복전」은 일단 두다예프 사망이후 불투명해진 독립투쟁의 노선과 방향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 체첸전사들은 그동안 대러시아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든 두다예프의 지도력을 믿고 뒤를 따랐으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앞날에 대한 불안감에 젖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다예프의 자리를 승계한 젤림한 얀다르비예프는 전사들의 「끓는 피」가 식기전에 반군 진영을 휩싸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기위해 적극적인 투쟁전략 채용이 불가피했으며 이것이 즉각적인 「무장 테러」로 나타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야전경험이 거의 없는 얀다르비예프가 과감한 유혈투쟁만이 반군내 자신의 입지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다예프 측근 가운데 과격파로 분류돼 온 그지만 체첸의 독립투쟁 방향및 전략의 틀을 짠 이론가로 알려진 아슬란 마스하도프(45)나 샤밀 바사예프(31)와 같은 뛰어난 야전 지휘관들을 통제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테러공격 재개에는 또 최고 지도자 사망에 따른 파벌간 경쟁의식과 야전사령관들의 대권욕심들도 큰 역할을 했다. 얀다르비예프의 지위를 위협하는 야전사령관으로는 지난해 6월 부덴노프스크 인질사태를 주도한 바사예프와 러시아군 포병장교 출신인 마스하도프 등이 있는데 반군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경쟁의식이 이번 공격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체첸의 이번 테러 공격은 주도 면밀한 계획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돌발적인 상황변화로 인해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테러활동은 반군내 새로운 투쟁노선과 파벌간 역학관계가 재정립되는 시점까지 계속되며 6월 러시아 대통령선거 직전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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