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가스공·남해화학 등 순익 커 “황금알 거위”/“인수땐 재계판도 달라진다” 물밑 경쟁 본격화한국중공업 한국가스공사 남해화학등 민영화대상 거대 공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주요 재벌그룹들의 치열한 물밑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는 문민정부의 공약사업으로 나웅배경제부총리가 총선후 첫 경제장관회의에서 그동안 부진했던 공기업민영화를 서두르겠다고 밝힘에 따라 늦어도 상반기에는 민영화일정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재계는 그룹별로 공기업인수팀을 본격 가동하는등 그동안 눈독을 들여온 알짜 공기업에 대한 인수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주요 대기업들이 가장 탐내는 공기업은 한국중공업. 워낙 덩치가 커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계의 판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한중은 지난해 2조700억원의 매출에 총자산 2조3,000억원으로 재계 랭킹 24위수준의 매머드기업이다. 더구나 한중은 발전설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91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93년 2,500억원, 95년 1,200억원의 순익을 각각 남긴 「황금알 낳는 거위」.
한중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은 LG. LG는 지난해 구본무회장체제 출범과 함께 「공기업 민영화팀」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데 총선후 인력을 충원하고 정부의 민영화정책에 따른 시나리오별 인수계획을 짜고 있다. LG는 발전설비업체인 한중을 인수, 3조원에 달하는 LG산전과 LG전선의 송·변전및 배전사업과 함께 발전에서 배전까지 일관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중의 전신인 현대양행의 원주인이었던 한라그룹은 최근 그룹종합기획실에 구성한 「한중인수팀」을 중심으로 관련정보를 수집하며 한중인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그룹은 중공업분야의 영역확대를 위해서는 한중인수가 필수라고 보고 이달중에 그룹종합기획실에 전담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창원에서 삼성중공업이 한중과 출입문을 같이 쓰는 삼성그룹이나 80년대 한 식구로 있었던 대우도 연고권을 내세워 인수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한중은 현대양행의 정인영회장이 76년 설립했으나 80년 신군부 등장과 함께 대우그룹에 통합됐다가 3개월만에 공기업화했다.
가스공사 인수경쟁에는 유공 포철 LG가 뛰어들었다. 가스공사 역시 자산 2조4,477억원 납입자본금 2,070억원규모의 초대형 공기업이다. 91년 4,0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1조5,474억원으로 4년사이 4배 가까이, 세후 순익은 91년 140억원에서 지난해 2,076억원으로 14배나 늘었다. 도시가스 수요급증으로 미래는 짐작하기도 어렵다.
유공과 LG는 서로 연고권을 내세우며 가스공사 인수전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태세다. 유공은 계열사인 유공가스가 LPG수입업을 하고 있는데다 서울 부산 청주 구미 포항 천안등 전국 주요 도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기득권을 들어 적격임을 강조하고 있다. LG는 자회사인 호유에너지가 이미 가스업을 다루고 있는 점을 내세우고 있고 포철은 제철소 자체 전력을 충당하기 위한 LNG발전소 건설과 함께 가스공사인수를 통해 가스업에 진출한다는 내부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국내 최대의 비료제조업체인 남해화학지분 인수에는 삼성 LG 동부 한화 동양그룹이 나서고 있다. 지난해 30%의 지분을 증시에서 일반에 매각한 남해화학은 정부몫인 종합화학의 지분 45%를 연내에 민간에 매각할 방침이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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