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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지문제 불씨남긴 미봉책/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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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지문제 불씨남긴 미봉책/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의미

입력
1996.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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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군사작전엔 실패 정치적으론 성공/중재역 미·시리아 일단 성과얻어 위상제고이스라엘과 회교무장단체인 헤즈볼라(신의 당)간 휴전으로 16일을 끌어온 레바논사태는 일단 진정되게 됐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이번 휴전은 남부 레바논내 이스라엘 점령지에 대한 근원적 문제의 해결없이 현 상황을 덮으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은 북부이스라엘 민간거주지를 위협하는 헤즈볼라측의 로켓공격을 응징한다는 명분으로 11일부터 돌입한 「분노의 포도」작전 기간에 레바논에 2만3,500발의 포탄을 퍼부었고 600여차례의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전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전사자는 50여명(헤즈볼라 9명 주장). 오히려 카나 유엔군기지 오폭으로 200여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내고 40여만명의 이재민을 초래해 국제적 비난에 직면하는 등 군사적으로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군사행동이 5월29일 총선을 앞둔 시몬 페레스 총리의 「잘 관리된 위기 조장책」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스라엘의 「작전」은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나아가 양측이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중단키로 합의한 사실은 페레스에게 「정치적 득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회교과격세력의 자살폭탄테러이후 2%포인트 차로 좁혀졌던 페레스총리와 벤야민 네탄야후 리쿠드당수간의 지지율 격차가 최근 6%포인트의 차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치분석가들은 팔레스타인측이 헌장내 이스라엘 적대조항폐기를 선언한 데 이어 이번 휴전으로 인해 페레스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중재에 나섰던 시리아와 미국도 득을 봤다.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을 급파했던 미국은 중동에서 「평화경찰」의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가 됐고 레바논의 후견자임을 자인해왔던 시리아는 국제적으로 이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번 휴전합의에서 제외된 이스라엘 점령지 「안전지대」는 여전히 불씨로 남게 됐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이를 의식, 휴전이 발표된 26일 포괄적 평화협상에서 이스라엘군의 안전지대 철수문제가 거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윤석민 기자>

◎휴전협정 내용

미국은 이스라엘및 레바논과의 논의와 시리아와의 협의를 거쳐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다음 사항을 보장한 것으로 이해한다.

▲레바논내 무장단체들은 카튜사 로켓이나 기타 무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으며 이스라엘과 협력세력은 레바논내 민간목표에 대해 어떤 무기도 발사하지 않는다. ▲양측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민간인을 공격목표로 삼지 않으며, 민간지역이나 산업및 발전시설을 공격장소로 이용하지 않는다.

▲이 협정이 자위권 행사를 막지는 않는다.

▲협정 위반시 미국과 프랑스 레바논 시리아 이스라엘로 구성된 감시단체가 소집된다. 레바논과 이스라엘간의 현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한 이 협정은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대안은 아니다. 미국은 포괄적인 평화 실현의 목표 달성을 위해 시리아와 이스라엘간, 레바논과 이스라엘간 협상의 재개를 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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