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배달 등 자취감추고 청소·짐나르기도 외면/“실내서 편하게” 도서관 사서보조등 지원몰려 『힘든 일은 이제 그만』
세태에 물들지 않은 풋풋한 젊음이 살아 있는 곳이라 여겨지는 대학에서도 3D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너도 나도 쉽고 편한 일만 찾아다니지 피곤하고 지저분한 일은 거들떠 보질 않는다. 한때 괜찮은 대학생 아르바이트로 알려졌던 신문배달, 우유배달등은 이미 오래전에 자취를 감췄다. 각 대학의 부업알선창구는 일거리를 구하려는 학생들로 북적거리지만 3D에 속하는 직종에는 찬바람만 분다.
매년 50여명의 근로장학생을 모집하는 고려대의 경우 선호직종이 눈에 띄게 변했다. 몇년전만 해도 정문앞에서 차량출입을 통제하거나 교내행사를 보조하는 소위 「야외직종」에도 지원자들이 넘쳤으나 최근에는 문의자마저 격감하고 있다. 대신 도서관 사서보조등 실내에서 편히 지낼수 있는 직종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교내청소및 짐나르기등은 아예 근로봉사의 대열에서 사라져 버린 것은 물론이다.
이런 현상은 여대도 마찬가지다. 서울 S여대의 경우 2∼3년전만 해도 교통량조사 아르바이트생을 뽑는다는 공고가 게시되면 2∼3일내로 지원이 마감됐지만 지난 18일 30명을 모집한다는 공고에는 일주일이 지났지만 신청자가 없다.
고려대 취업정보과 김주년씨는 『예전에는 대학생들이 건설현장의 막노동까지 마다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너무 편한 일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캠퍼스내의 3D현상은 숭고한 봉사정신을 기치로 내건 사회봉사과목에도 확연히 드러나 씁쓸함을 더한다.
사회봉사 문의창구가 마련된 S여대의 경우 관내구청 녹지과에서 일할 공원청소봉사에는 지원자가 아예 없다. 장애자 재활센터에서 소아마비 아동들을 돌볼 특수체육교사 직종에도 15명 모집에 3명만이 지원한 상태다.
반면 실내에서 편안히 지내고 겉보기에도 멋이 있어 보이는 봉사활동에는 지원자들이 몰려들어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전시를 안내하는 직종에는 이미 모집인원 50명이 충원됐고 6명이 필요한 국립중앙박물관 자료대출관리도 남은 자리가 없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은 흘러간 옛노래가 돼 버렸다.<조철환 기자>조철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