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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바닥속 밀·옥수수 등 연일 값 폭등/곡물파동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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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바닥속 밀·옥수수 등 연일 값 폭등/곡물파동 조짐

입력
1996.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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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자금 가세 소맥 석달새 40% 나/아랍 자극 유가상승 부채질 우려도 세계 곡물시장이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곡물 재고량이 최근 20년내 바닥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밀과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가격이 연일 천정부지로 뛰고있다. 곡물가격 파동은 단순히 식량수급 문제에 그치지 않고 유가상승까지 촉발할 지 모른다는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세계 기준가로 통하는 시카고 선물거래소(CBOT)의 소맥값은 5월 인도분이 25일 부셸(2말)당 6.96달러를 기록, 불과 3개월만에 거의 40%가량 솟구쳤다. 캔자스시티 소맥가도 이날 사상 처음으로 부셸당 7달러선을 넘는 7.3달러를 기록, 1년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인상됐다. 소맥가는 작년에도 94년대비, 20%정도 올랐는데 금년 인상률은 이를 무색케 할 정도이다.

 옥수수와 콩값도 초급등세를 나타내며 CBOT의 옥수수가는 부셸당 기록적인 4.98달러에 거래됐고 콩은 7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곡물가의 급등은 전세계적 경작지 감소및 인구증가등 구조적 요인도 있지만 일단 올해 작황이 매우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소맥의 경우 「세계의 곡창」격인 미중서부의 계속된 가뭄으로 미국에서만 올생산량이 300만톤가량 감소할 전망인데다 러시아도 50만톤가량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와 대두도 남미등 주산지의 이상 기후로 재고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여 세계 곡물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카길, 콘티넨털등 4대 곡물메이저들의 사재기와 국제 금융시장의 투기자금이 곡물시장으로 유입돼 가수요를 촉발, 곡물가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메릴린치와 모건 스탠리 등 굴지의 국제 금융투자사는 물론 월스트리트의 개인 투자펀드등 세계금융계의 「큰 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선물거래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CBOT 전문가들도 소맥등 주요 곡물가가 당분간 강세를 유지, 곡물재고 수준이 97년 중반까지는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곡물가 폭등이 미국등의 작황부진에 따른 가수요로 촉발된 만큼 종국적인 식량위기로 치닫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곡물가 인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예상외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월드워치연구소는 곡물가 급등은 아랍권을 자극, 국제 유가의 동반상승을 초래할 지 모른다는 관측도 하고 있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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