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로폴 사용억제 번복 대체품업체 타격/정부 재생타이어구입 전면중단 공장일손놔/“98년부터 채석사업 불허” 석재단지 폐업위기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란 말입니까』 원칙없이 흔들리는 정부정책때문에 피해를 보는 중소업체들의 항변이다. 이들은 정부가 겉으로만 요란하게 중소기업 육성책을 선전할게 아니라 기존 정책만이라도 투명하고 일관되게 집행해 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동양하이몰드의 김만중 회장(60)은 장기적으로 스티로폴의 사용을 억제하겠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94년10월 리스회사에서 빌린 20억원으로 스티로폴을 대체할 펄프몰딩라인을 설치했으나 지금은 고스란히 폐기처분할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스티로폴 사용량을 2002년까지 연차적으로 50%까지 줄인다며 환경부령까지 정했던 정부가 1년만에 스티로폴을 재활용가능 기본품목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펄프몰딩은 부피가 커 재활용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스티로폴을 대체하는 펄프 포장재를 생산하는 기계로 선진국에선 사용이 일반화해 있다. 환경부령을 믿고 투자한 김회장은 지난해 2월부터는 가전업체들로부터 주문이 쇄도, 생산규모를 확대했으나 정부방침이 바뀌면서 주문이 뚝 끊겼다. 원금은 고사하고 매달 1,000만원에 달하는 리스이자 내는 것도 막막해졌다.
재생타이어업체를 운영하는 박모 사장(61)은 주수요층인 정부 모부처가 올해부터 재생타이어 구입을 전면 중단하는 바람에 거의 일손을 놓고 있다.
매년 1,000∼2,000개정도 구입했던 이 부처에서 재생타이어가 새타이어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유로 올해 예산에 한푼도 이를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사장은 품질문제에 대해서는 미8군도 매년 1만∼2만개의 중소업계 재생타이어를 구입할만큼 인정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내 최대의 석재생산지역인 경기 포천의 40여 석재업체들은 지난해 10월 포천군으로부터 『98년이후부터는 채석 연장허가를 억제한다』는 공문을 받고 망연자실했다. 삼림훼손과 집단민원의 소지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 지역 석재사업이 유망하다고 판단, 총 88억원 규모의 석재협동화단지를 포천군에 조성했고 현재 7개 가공업체가 입주중이다.
포천군의 채석사업 불허방침으로 채석업체뿐 아니라 수십억원이 들어간 협동화단지마저 입주도 마치기 전에 폐업 위기에 몰린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은 『정책에 일관성이 없어 피해를 보는 중소기업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며 『이제라도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 중소기업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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