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여론·실리 동시고려… 연내타결 가능성중국이 25일 포괄적 핵실험금지 조약(CTBT)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핵실험 없는 지구」라는 인류의 오랜 염원이 내년부터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그동안 CTBT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소규모 핵실험은 계속 허용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CTBT 연내체결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왔다.
때문에 CTBT에 동의한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기존의 핵강국들은 중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를 놓고 고심을 해왔다. CTBT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미국은 최근 대만 문제등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바람에 중국을 CTBT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국은 이같은 사정을 감안, 19·20일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러시아와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올해중 CTBT를 체결키로 합의하는 우회적 압력의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으로서는 국제사회의 지도적 국가들이 집단적으로 압력을 가해오는 상황에서 CTBT와 관련해 계속 자국 주장만을 고집할 수 없어 이번 중·러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같은 입장 표명이 기존의 중국측 주장을 완전 포기한 것으로까지 확대 해석할 수는 없으나 CTBT 연내타결의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중국의 핵 폭탄 제조기술은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해 훨씬 뒤지며 특히 핵탄두를 적재한 전략미사일의 발사 및 운반기술은 더욱 뒤 떨어져있다. 또 중국은 핵폭탄을 직접 실험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핵실험한 것과 똑같은 결과를 알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처럼 자국에 불리한데도 불구, CTBT에 참여할 의사를 내비친 것은 국제적 여론을 고려했음은 물론 주변국인 인도 파키스탄 등 잠재적핵보유국에 빌미를 안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어차피 양보가 불가피한 이상 자국과 새롭게 관계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에 일종의 「선물」을 주었다는 해석도 할 수 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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