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윤리규칙은 부의 주요 원천” 강조/근면·저축 등 미덕 살려나갈 필요성 절감번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 나라의 번영은 법이나 제도와 같은 외형적인 시스템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함께 나누어 갖는 윤리와 도덕도 아주 중요한 것 같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경제문제에서 윤리가 차지하는 역할을 거의 무시해 왔다. 8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뷰캐넌교수는 이번에 번역되어 나온 그의 책, 「윤리와 경제진보」에서 윤리나 도덕이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한 사회의 경제적 부는 그 사회구성원의 행동을 구속하는 윤리적인 규칙에 의존한다. 따라서 한 사회가 윤리적 규범을 하나의 모범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위해 투자한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큰 가치를 가져온다』고 말하고 있다.
왜, 오늘 우리는 노동윤리와 저축윤리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가. 한국인의 삶은 나날이 나아지고 있다. 삶이 풍요로워짐과 더불어 우리는 우리에게 오늘의 부를 가져다 준 원천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오늘은 유달리 남보다 잘 낫기 때문이 아니라 근검절약과 함께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같은 덕목을 생활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경제학은 그 어느 부분에서도 근면과 절제의 미덕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원래부터 경제학이 윤리나 도덕을 무시했던 것은 아니다. 경제학의 원조에 해당하는 아담 스미스는 이미 경제와 윤리가 동전의 양면의 관계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뷰캐넌교수는 아담 스미스의 지적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윤리에 관한 경제학」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뷰캐넌교수는 어떤 사람이 골프와 같은 레저활동보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노동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면, 그는 시장의 크기를 늘리게 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큰 혜택을 주게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들의 경제활동이 서로 밀접히 연결된 상호교환의 그물로 이루어져 있음을 생각할 때 한 사람의 분투노력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결과적으로 노동과 저축과 같은 행위는 대단히 찬양받아야 할 미덕이다.
「우리는 모두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왜, 우리 모두는 더 저축해야 하나」, 그리고 「우리 모두 근로의욕을 강조하는 설교자에게 사례합시다」라는 이 책의 주제만으로 우리는 보통의 경제학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공병호 한국경제연 연구위원>공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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