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좌지우지 사실상 실권자/“군부가 영원히 통치… 98대선 여 후보는 나” 공언출범한지 겨우 3년째를 맞는 파라과이의 문민 정권이 군부의 한 실력자에 의해 뒤흔들리고 있다.
쿠데타 기도와 함께 대통령에 반기를 든 참모총장 리노 오비에도(53)는 파라과이 군부의 최고 지휘관이자 현재의 문민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사실상의 실권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파라과이의 독재자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로의 36년 집권을 무너뜨린 89년 쿠데타 당시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제1군단장의 참모였다. 중령이던 그는 쿠데타의 최대고비에서 권총과 수류탄을 양손에 쥐고 스트로에스네로가 숨어있던 지하벙커로 육탄돌격, 그를 체포했던 저돌적인 성격의 전형적인 군인이다.
그가 이번에는 파라과이의 첫 문민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안 와스모시를 정면으로 들이받고 나섰다.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은 그가 98년 대선에서 자신에게 우호적인 블라스 리쿠엘메를 집권여당인 콜로라도당의 당수로 지지하고 나선데서 비롯됐다. 와스모시 대통령이 그를 불러 『군이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된 헌법에 위배된다』며 당내문제에 목소리를 낮출 것을 요청하자 와스모시를 두들겨 패고 곧바로 자신의 사병이나 다름없는 제1군단으로 뛰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89년 쿠데타가 성공한 뒤 로드리게스가 대통령이 되자 파라과이 최강 제1군단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후 틈만 나면 『군부가 콜로라도당과 함께 파라과이를 영원히 통치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로드리게스에 이어 첫 문민대통령 와스모시를 탄생시킨 93년 대선 직전 콜로라도당 후보경선에서 사업가출신 와스모시후보를 지원한 바 있는 그는 군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있다.
와스모시 당선에 대한 공로로 94년 육군참모총장에 오른 오비에도는 군조직법의 개정으로 대통령이 군통수권을 장악했음에도 불구, 군인사에 압력을 행사했으며 심지어 콜로라도당의 98년 대선후보는 자신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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