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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허주/“심기 불편”/경질설에 “저쪽서 할일” 애써 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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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허주/“심기 불편”/경질설에 “저쪽서 할일” 애써 태연

입력
1996.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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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 “몰아내려는데 무슨말을…”김윤환 신한국당대표는 24일 하루내내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다. 총선후유증에 시달린데다 최근들어 여권핵심부의 「정국구상」에 내심 심기가 뒤틀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며칠 전부터 심한 감기 몸살기운으로 몹시 지쳐있었다. 선거기간 강행군에 이어 이회창전총리 등 당 중진들과의 잇단 회동 등이 큰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날상오 예정된 고위당직자회의를 취소하고 당사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김대표를 무엇보다 불편하게 만든 것은 갑작스런 「대표경질설」인 것같다. 그는 이 소식을 간접적으로 전해듣고 표면상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으나 이날도 자택을 찾은 기자들은 굳이 만났다. 당사 결근이 반발성 당무거부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번 주례보고에서 김영삼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느냐. 저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라고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김대표는 이날 상오 청와대로부터 25일 오찬회동을 통보받았다. 평소 주례보고 일정이 2∼3일전에 결정돼왔던 전례에 비추어 하루전의 통보는 심상치않은 조짐이라 할 수 있다.

김대표는 이처럼 자신의 거취문제를 둘러싸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여권핵심부의 기류에 못마땅해 하는 것같다. 그는 청와대회동에서 김대통령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 지에 관해서도 전혀 상의가 없었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김대표의 측근들은 최근 여권 고위관계자들의 발언과 움직임을 예로 들면서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흐름이 역력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측근들은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김대표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대구·경북에서 김대표의 역할이 신통치 않았으며 과반수확보실패도 김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이같은 상황이 예상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총선이후 김대표의 처신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당직자 일괄사표제출을 앞질러 언급하고 당내 중진들을 차례로 만나는 등 「과시성 행동」 등이 그의 거취에 결정적인 동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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