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자녀 구타서 노인학대도 빈번/6월 국회개원 맞춰 제정청원 추진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가정폭력방지법」제정을 위한 여성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여성의 전화가 94년 겨울부터 추진해 온 「가정폭력방지법」제정 운동은 가정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폭력에 법적인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 현재 여성의 전화를 중심으로 「가정폭력방지법 추진을 위한 전국연대」가 결성되어 있고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조만간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가정폭력 실태는 매우 심각하다. 가장 많은 것은 남편에 의한 아내 학대이다. 보건복지부가 93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61%가 남편으로부터 유·무형의 폭력을 경험했고 그중 30%는 신체학대를 당했다. 여성의 전화가 95년 상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50%가 병원치료까지 받았으며 흉기에 맞은 사람도 36.6%나 되었다. 또한 아내를 구타하는 남편의 60%가 자녀에게도 폭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노인학대도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폭력행위의 가해자 처벌이나 피해자 구제 혹은 폭력 자체를 예방할만한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행하면 엄연한 범죄 행위가 단지 가정내에서 일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서에 신고하더라도 「당사자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끝나버리기 쉽다. 또 대부분의 가정폭력이 경제권을 쥐고있는 가장에 의해 일어나므로 여성이나 어린이들은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가정폭력방지법」제정 운동은 6월, 15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청원을 위한 세부적인 논의가 진행중이다. 지난달 18일에는 법률시안 전문가 간담회가 열려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임시퇴거명령이나 접근금지, 교육명령 등의 가정보호처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또한 피해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담과 직업훈련도 검토중이다. 어린이의 경우는 상담소에 독립 고소권을 주자는 의견도 있다. 이와함께 법제정을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중인데, 현재까지 3만명이 참가했다.
이상덕 여성의 전화 부회장은 『가정폭력은 학교폭력을 비롯한 각종 폭력문제가 싹트는 온상』이라며 『올해안으로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여성계 전체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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