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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선택(동북아 신질서:5·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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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선택(동북아 신질서:5·끝)

입력
1996.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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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바탕 동북아 중심역 급선무/현분단상황선 일대국화 견제못해/북 대화테이블 끌어내기 방안필요동북아 신질서의 핵심요소는 남북한이다. 한반도 주변 4강이 현재 남북한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자국의 이익에 남북한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물론 남북한도 한반도 주변 4강의 이같은 인식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집착하고 있는 것을 이같은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북한은 기존의 동맹축인 러시아가 동북아에서 급격히 세력이 쇠퇴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소원해지자 미국을 「정권유지」에 불가결한 존재로 판단, 그동안 타도 대상으로 삼아왔던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한국을 견제할 뿐 아니라 중국 일본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까지 하고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등이 북한의 노림수를 알면서도 북한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있는 이유는 미국이 한반도문제에서 우월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결코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전개는 동북아신질서 구축과정에 있어 북한의 위상을 실제이상으로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이 희망하는 연착륙(Soft Landing)이라는 시나리오가 먹혀들기에는 매우 어려운 국가라는 견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김정일체제가 무너지거나 내부적으로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 한 외부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한반도가 동북아에서 중요 역할을 하려면 통일이라는 대전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통일된 한반도가 21세기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분단된 현실에서 저울질해야 된다는 뜻이다. 남북한은 그동안 엄청난 군사력을 보유해왔고 경제력이나 인구등을 볼 때 결코 동북아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주변국가들이 무시할 수는 없지만 분단된 상태에서 독자적 목소리를 내기에는 현실여건상 어려운 처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동북아지역에서 현재의 분단상황에서 군사대국화하려는 일본을 남북한이 견제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일본이 남북한의 이같은 약점을 오히려 이용하면서 동북아에서 지도적 위치를 차지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동북아에서 한반도가 제 위치를 차지하려면 남북한의 통일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정전협정과 관련, 판문점사태에서 보듯이 북한은 한국을 완전히 무시한채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북한은 또 한미양국이 제안한 4자회담에도 응답이 없는 등 「한국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현 노선이 이렇다고 한국이 민족의 동질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돼야한다는 의견이다. 북한을 볼 때 『컵속에 물이 반 밖에 차지 않았다』와 『컵속에 물이 반이나 남아 있다』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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