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 장비 생산업체/상장첫날 “주가상승 1위”/동양적 가족경영이 비결재미동포 스티브 김씨가 설립한 자일랜(Xylan)사의 주가가 미국증시에 상장된후 급격히 상승,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신장비 생산업체인 자일랜의 주가는 상장 첫날인 3월12일 주당 26달러에서 출발, 58.37달러로 마감했다. 전미증권협회(NASDAQ)는 상장당일 자일랜의 주가상승폭 124.5%가 올들어 미국전체에서 1위, 미국증시사상 네번째의 기록이라고 공인했다. 이달들어 주가는 상장초보다 세배 가까운 71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주가가 이처럼 급상승할줄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20년전 이민올때만 해도 영어가 소통되지 않아 고생했던 김씨는 이제 직원 250여명과 함께 매출 3,000만달러(약 240억원.95년)를 내는 전자통신업체 사장으로 변신했다. 「아시안 빌 게이츠」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그는 내년에는 회사를 두배이상 성장시키고 98년에는 매출 10억달러에 도전하겠다며 포부가 대단하다.
76년 로스앤젤레스에 이민온 김사장은 79년 전자학 석사학위를 마친뒤 곧바로 미국회사에 취직했다.
『학교를 마치고 큰 회사에 취직했더니, 내가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받아들여지지 않더군요』
84년 마침내 그는 친구 두사람과 함께 자택 차고에서 파이버먹스(Fibermux)라는 전자부품 생산공장을 차렸다. 김씨는 밤낮없이 매달린 끝에 「매그널 100」과 「크로스보」라는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개발, 미연방항공우주국(NASA), 백악관, 미연방수사국(FBI), 미중앙정보국(CIA)등에 납품했다.
91년 김사장은 더 큰회사를 차리기 위해 파이버먹스를 매각하고 미국 기업법에 따라 2년간 고용사장을 하다가 93년 자일랜을 창업했다.
그의 기업운영방식은 서양 기업풍토에 동양적 가족주의를 접목하는 것. 김사장은 점심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등 가족처럼 대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새벽 3∼4시에 출근하라고 해도 불평없이 달려나온다고 한다. 직원모두에게 주식을 배당,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한 것도 김사장의 아이디어였다.
김사장은 『좋은 기업을 경영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돈욕심은 없다』며 『번 돈은 장차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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