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낯 뜨거운 영상물 범람 대책 시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낯 뜨거운 영상물 범람 대책 시급”

입력
1996.04.24 00:00
0 0

◎공륜 「성의 상품화」주제 세미나/비디오 광고 가장 심각 “이미 포르노수준 넘어”/연극도 「알몸」경쟁 “범시민 감시조직 설립해야”지난해 9월 출시된 16㎜비디오영화 「젖소부인 바람났네」가 화제를 모으자 「물소부인 〃」「꽈배기부인 몸 풀렸네」등 낯뜨거운 제목을 내세운 연작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청소년을 주대상으로 하는 컴퓨터게임에서는 「여자 벗기기」는 물론이고, 성폭력을 기둥줄거리로 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노골적인 성의 상품화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윤상철)는 24일 하오3시 공륜 회의실에서 「성의 상품화 추세의 문제점」이라는 포럼을 열고 이러한 현실에 대한 대책을 모색한다. 이 포럼에는 연극 영화 비디오 컴퓨터오락물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다수 참가, 자유토론을 벌인다.

포럼의 발제를 맡은 여성학자 오숙희씨(가족과 성 상담소 부소장)는 미리 배포된 발표문에서 『광고와 컴퓨터게임, 케이블TV등의 보급으로 성의 상품화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한 후 『대중의 정치사회적 무력감이 성의 상품화를 상승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문화와 감시기구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성의 상품화가 가장 심각한 분야는 비디오로서 그 단적인 예가 「젖소부인…」시리즈의 유행이라고 말한다. 특히 지면을 통한 비디오물 광고는 이미 포르노 수준을 넘어섰으며, 이런 추세는 서양의 저급 포르노물의 수입까지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경향은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어린이 만화비디오에까지 나타나고 있고, 컴퓨터게임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린이와 청소년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연극은 고질적인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단기간에 성의 상품화가 심화한 분야다. 특히 연극은 현장을 엿보는 듯한 쾌감을 주어 흥행에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으나, 연극의 본래적인 의미는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현상이 궁극적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인식하게 하며 성폭행·추행·희롱이 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한 여성 스스로 자기인식에 혼돈을 일으켜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낳고 있으며 「섹스어필」을 생존의 무기화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오씨는 그 대책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여성을 볼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문화와 전국적이고 세분화된 시민운동차원의 감시조직이 절실하다고 결론짓고 있다.<김경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