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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4/아동문학(한국의 예맥:17·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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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4/아동문학(한국의 예맥:17·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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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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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 세계에도 시대정신 알알이/육당·춘원이 뿌린 씨앗 소파 방정환이 본격 경작/윤극영 최초의 동요작곡집 「반달」 출간/윤석중은 아동문화 운동 「새싹회」 창립/70년대 중반 동시목적 싸고 일대 논쟁/이오덕·권정생 등 리얼리즘 경향 도입한국아동문학은 일제하 민족계몽운동과 함께 태동했다. 해방과 전란을 거쳐 문학으로서의 독립적 위상을 정립하기까지 어린이 계도의 성격은 오래 지속됐고, 내용에서는 동심에 기댄 서정세계를 다룬 작품이 압도적이었다.

육당 최남선은 어린이 계몽을 내세워 1908년 최초의 근대적 종합교육지이자 아동잡지 「소년」지를 창간했다. 이어 「붉은 져고리」(1913년) 「아이들 보이」(〃) 「새별」(〃)등 본격아동지들이 나왔다. 이광수도 초기에 「어린희생」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등 어린이들의 인권을 환기하는 소설을 주로 발표했다. 순문학운동이라기보다 계몽적인 국민운동이거나 민족운동의 일환이었다.

한국아동문학은 소파 방정환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의 주도로 1923년 창간된 최초의 본격 아동문예지 「어린이」는 도쿄에서 소파와 손진태 윤극영 정순철 고한승 진장섭 조재호 강영호 정병기 조준기등이 결성한 색동회와 제휴, 1934년 폐간되기까지 아동문예활동을 주도했다.1931년 방정환이 숨진 뒤 이정호 신영철 최영주 윤석중등이 편집인을 맡으며 「어린이」는 동요작가 배출, 동요 동화 동극본등 아동문학장르 확립에 기여했다. 「어린이」는 「신소년」 「새벗」 「별나라」와 함께 숱한 삭제와 정간, 압수 및 편집인 구금등 역경 속에서도 아동문화운동을 지탱해 나갔다.

1930년대에는 계급주의를 내세운 아동문학이 대두, 카프계열의 작가인 이기영 안준식 박세영 송영 박아지 임화 신고송 권환 김병호 이주홍등이 활약했다. 「별나라」가 주요 발표무대였던 이들의 활동은 정치문학운동이었지만 현실의식의 심화, 문학적 다양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방정환 연성흠 고한승 이정호 정인승 김복진 윤석중 마해송 강승한 이구조 김은성 박영종 김영일등이 동심주의적 경향으로, 마해송 이원수 임마리아 노양근 최병화 임원호 박세영 정청산 박아지 신고송 이주홍 송완순 안준식 엄홍섭 김우철 이동규등은 현실주의성향을 앞세워 활동했다.

일제의 탄압이 극에 이르기 전까지 창작동화에 마해송, 생활동화에 이구조, 소년소설에 최병화 노양근 정우해 현덕과 같은 작가들이 두각을 보였다. 동요에서 동시로 진전된 운문아동문학에서는 한정동 윤석중 이원수 윤복진 박영종(박목월) 강소천 김영일등이 두드러진다. 이 시기에 최초의 동요작곡집 「반달」(윤극영·1926년), 최초의 동요집 「윤석중 동요집」(1932년)과 최초의 동시집 「잃어버린 댕기」(윤석중·1933년), 최초의 아동문학집 「조선아동문학집」등이 출간됐다.

해방이후의 혼란기에는 방기환 염상섭 정비석 김내성 이종환등 소설가들의 소년소설창작, 권태응 박은종 어효선등의 동시인과 동화작가 김요섭의 등장을 특기할 수 있다. 6·25는 문단의 대폭 재편성을 가져와 한정동 강소천 장수철 박홍근 박경종등이 월남하고 윤복진 현덕 송돈식 박인범 임서하 임원호는 월북했다. 전후의 아동문학은 통속화로 기울어 소년소설 탐정모험물이 크게 늘었고, 「소년세계」 「새벗」 「학원」등 상업주의 경영체계를 갖춘 어린이잡지가 20여권 나왔다.

아동문학에 전념했던 작가는 강소천 최태호 한낙원 이원수 김요섭등 소수에 불과하다. 동시인으로는 최계락 이종택 이종기 한정동 윤석중 박영종 박홍근 이응창등이 주로 활동했다. 또 한국아동문학회 한국동화작가협회와 지방에서 아동문학단체가 다수 결성되면서 60년대 동인운동의 서장을 연다. 윤석중은 56년에 아동문화운동단체로 새싹회를 창립했다.

60년대의 특징은 동인활동과 아동문학의 장르별 전문화. 동시인동인회를 중심으로 신현득 박경용 유경환 조유로 최계락 이종기 김사림 석용원 김종상 이석현 윤부현등이 언어감각의 혁신, 동시의 평면성 탈피에 주력했다. 동화는 한국동화문학회를 결성한 장욱순 윤사섭 최효섭 권용철 최인학 손춘익 오세발등의 신인들과 이원수 김성도 김요섭 박홍근 이영희 신지식등 중견이 주도했다. 당시 이영호 최인학등은 사실문학으로서 아동문학을 재인식하려 했고, 마해송 이원수등이 상황의식을 강화했으며 장욱순 신지식등은 서정적 아동소설을 탐색했다. 미약했던 동극도 이론과 실천을 겸한 주평의 활약으로 도약을 기하게 됐으며 이재철이 「아동문학개론」을 펴냄으로써 비로소 우리 글로 된 본격 아동문학이론서가 선을 보였다.

70년대는 60년대의 실험정신을 계승, 발전시켜나간 시기. 동시에서는 난해성 극복이라는 문제가 대두했고 「아동을 위한 시」개념이 주장되었다. 성인시를 닮아 존재론적 의미까지 부여한 신현득 유경환 이종기 이석현 김종상 박경용 조유로등의 작업과 이에 대비하여 이미지를 즉물적으로 처리, 그 효과를 중시한 김사림 이상현 오규원 김녹천 최춘해등의 동시작업이 활발했다. 엄기원 최일활은 동시의 대중성을 중시한 편이었다. 70년대 중반에는 「아동문학평론」 「아동문예」가 창간됐고, 제해만 이해인 이준관 김향 하청호 노원호 박유석 김재수 조규영 전원범 윤수천 방원조 권오삼 김종영등이 두각을 드러냈다.

동시가 제 갈 길을 찾기 어려워진데 비해 동화는 소년소설과의 구분이 뚜렷해지고 주제도 확장됐다. 김성도 김요섭 오세발 손춘익등이 역사의식을, 김진태 신송민 조대현 이현주등이 현실고발을 담은 동화를 썼고, 장수철 손동인 최효섭 권용철 이준연등이 인간주의를 추구했다. 소년소설은 자연히 쇠퇴국면을 맞게 됐다. 60년대 후반기에 등단한 권정생 임신행 오세발 이효성 권기환 이오덕 정진채 박택종 정채봉 배익천 강순아 김목 송재찬 김문홍 최균희 박춘희 이상교등이 활약했다.

70년대 중반에는 동시의 목적과 지향에 관한 논쟁이 벌어진다. 이오덕의 「시정신과 유희정신」 「동시란 무엇인가?」가 발단이 되어 이상현이 「동시의 기능분화」로 반박했고, 이어 이오덕의 「진실과 허상」 「아동문학의 서민성」과 이상현의 「네거티브적 시론을 추방한다」, 박경용의 「제거되어야 할 부정적 요인」이 대립했다. 아동문학계는 한국아동문학가협회와 한국아동문학회로 양분됐으며 79년 한국아동문학가협회가 창립되면서 삼분되는 모습을 보인다.

70년대 후반, 80년대를 거치면서 나타난 변화로는 리얼리즘경향의 대두를 들 수 있다. 민중·민족문학운동, 생활동화·작문운동과 맥을 같이 하면서 농촌어린이, 근로청소년, 도시 서민가정 어린이를 소재로 한 이 운동은 주로 「살아 있는 아동문학」 「지붕 없는 가게」 「겨레와 어린이」등 부정기간행물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오덕의 평론집 「어린이를 지키는 문학」, 권정생 이현주의 동화, 김녹촌의 동시가 이 계열의 성과물이다.

80년대로 접어들면서 쇠퇴일로를 걷던 동시는 서사시, 연작시등 호흡이 긴 장시를 시도하는 변화를 보였다. 하청호의 「잠」시리즈를 비롯해 문삼석 최춘해 전원범 조두섭 김구연 노원호 권영세 김진광 손동연 박성만등이 장시를 썼다. 동화는 출판사들의 창작동화에 대한 관심 덕분에 우수신인의 발굴이 이루어진다. 임교순 김상남 정목일 박성배 김영순 한윤이 유영선 손수복 김상삼 김병규 강정훈 신충행 김여울 이슬기 장문식 오인숙 김재창 김학선 손기원 강현호 심후섭 소중애 김은숙 이동태 이상태 장만석 김영훈 류근원 강원희 박상재 이영 박명희 주경희 최형재 이혜원 이현숙등이 등장했다. 아동문학을 전문으로 해온 계몽사와 창작과비평사, 웅진출판, 교음사, 아동문학사, 햇빛출판사, 예림당등이 앞다투어 창작·번역소설의 기획물을 내놓았다.

최근 아동문학은 동시의 급격한 쇠퇴와 여성동화작가의 양산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달라진 시대와 어린이들의 정서를 어떻게 작품에 반영하며 어떻게 어린이들을 이끌어갈 것인가가 우리 아동문학의 과제이다.<김범수 기자>

◎아동문학가들 학맥/총 900여명의 3분의2가 초등학교 교사/70년대 학번중심 대구교대 출신 돋보여

현재 활동하는 아동문학인은 900명정도로 추정되는데 초등학교 교사가 3분의 2이다. 이외에 글짓기 지도교사, 독서교육학원 종사자, 전업작가등이 소수의 직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자연히 아동문학가들의 학맥은 교대출신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특히 70년대 학번을 중심으로 대구교대 출신작가, 평론가들의 활동이 돋보인다. 권오삼 김병규 박두순 김상삼 김성규 노원호 신후섭 정춘자 조두섭등 동시·동화작가를 비롯해 평론가 최지훈은 이재철씨가 재직하는 동안 대구교대를 나온 문인들이다. 인천교대에서도 동화작가 손동인씨가 교편을 잡고 있으면서 이동렬 김영희등을 길러냈다.

대구교대 출신의 활동은 60년대부터 경북 상주 영주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주아동문학회, 소백아동문학회등 동인활동과 상승작용했다. 「상주…」에서는 최춘해 김재수 권태문 박두순등이 「소백…」에서는 김동극 김한용 박근칠등이 활동했다. 이와 무관하게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문삼석 전원범 이준관등이 주축이 된 「동심의 시」, 장문식 김재창 김옥애등이 활동한 「흙담」을 한국아동문학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동인으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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