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초 개원을 앞두고 있는 제15대 국회가 어떤 모습으로 굴러갈까. 이런 궁금증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정말 묘하게 드러난 총선결과 때문이다. 각당의 의석분포를 보면 그런 전례가 없어 도저히 전망이 서지 않는 것이다. ◆흔히들 여소야대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여당이 과반수가 안된다고 해서 붙여진 모양이지만 과반수가 안되기는 야당도 마찬가지다. 야3당의 의석을 모두 합쳐도 과반수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소야대가 아니라 여소야소라고 하는 편이 옳다. ◆무소속 당선자들이 따로 있긴 하지만 그들은 여도 야도 아니다. 그냥 무소속일 뿐이다. 그래서 여야가 지금 무소속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신한국당은 과반수를 채우기 위해,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13대 국회는 글자 그대로 여소야대였다. 당시 여당인 민정당은 과반수에서 20석이 모자란 반면 야3당은 모두 합쳐 과반선을 20석이나 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무소속이 처음부터 없었다. 그런 의석분포에서 야당은 튼튼한 공조체제로 여당을 숱하게 골탕먹였다. 그래서 결국은 3당 합당을 불러 오고 말았던 것이다. ◆제15대 국회도 사실상의 4당 체제가 되어 버렸지만 13대 처럼 야당 독주는 불가능하게 된 것이 다르다. 정당끼리 통합전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사안에 따라 정파끼리 활발한 절충과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가 한발짝도 굴러가기 어렵게 되었다. 잘하면 참다운 정치의 묘미를 맛볼 수 있겠지만 대립과 대결로 나간다면 파란의 연속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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