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대통령 당선이후 독립선포/국민 절대적 신임 “체첸 사태 악화”소련공군 장성에서 체첸 자치공화국 대통령으로, 마침내는 반군 지도자로서 일생을 마감한 조하르 두다예프(52)는 러시아에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고 체첸 민족에게는 독립영웅이었다.
91년 실시된 체첸 자치공화국 최초의 자유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두다예프는 국민들의 민족주의적 열기에 힘입어 그해말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독립선언 당시 개혁파와 수구파의 갈등에 따른 정정불안으로 강경대응을 하지 못했던 러시아는 두다예프와의 협상이 끝내 실패로 돌아가자 94년 12월 전격적인 체첸 침공작전을 감행했고 이때부터 두다예프는 반군 최고 사령관으로서 중과부적의 러시아군에 대항, 끈질긴 게릴라전을 펼쳐 왔다.
지난해 1월 수도 그로즈니가 함락되면서 사실상 전쟁이 끝난 듯했으나 두다예프는 그해 6월 브덴노프스크에 결사대를 파견, 인질극을 벌이는 등 체첸 안팎에서 사생결단의 대러시아 투쟁을 주도했다.
장남이 러시아군과의 교전도중 중상을 입는 등 개인적으로도 큰 고통을 겪은 두다예프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바타협적인 태도로 체첸 민족의 독립투쟁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체첸인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임에 따른 것이었다.
그동안 중병설과 사망설등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반군 사령관으로서 확고한 지도력을 발휘했던 두다예프의 사망으로 러시아는 「공적 1호」를 제거한 셈이됐지만 전사의 민족인 체첸인들이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거승로 보여 그의 죽음이 오히려 체첸사태를 악화시킬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윤순환 기자>윤순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