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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지도체계 “이상기류”/최근 잇단 「누수」 사례 뒷말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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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지도체계 “이상기류”/최근 잇단 「누수」 사례 뒷말무성

입력
1996.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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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의장 행보 불협화/「초선 수석부총재」 백지화/재야출신 세력화 움직임국민회의 당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김대중총재의 위상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드는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물론 15대총선이 끝나면 당분위기가 느슨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은 일찍이 제기됐었다. 이번 선거가 사실상 김총재의 마지막 공천권행사일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최근의 사례들은 그 수준을 넘어 김총재의 당장악력에 누수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에 충분할 정도여서 문제다.

이상조짐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당내 2인자로 평가되고 있는 김상현지도위의장의 영남지역순회 좌절해프닝이다. 이 일의 발단은 김의장이 선거가 끝난뒤 『영남지역의 낙선자들을 위로하겠다』며 불쑥 영남순회계획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동교동계는 이를 순수하게 보지 않았다. 『엄연히 총재가 있는데 왜 자기가 나서느냐』『후농(김의장 아호)이 또 후광(김총재 아호)을 흔든다』는 동교동계측의 불만이 속출했다. 결국 김총재는 19일 김의장을 직접 불러 『영남 뿐만 아니라 강원도까지 나와 함께 가자』는 말로 사실상 김의장을 주저앉힌뒤 22일 지도위원회의에서 이를 공식결정해 버렸다.

『수석부총재제를 신설, 참신한 인물을 임명해 원내에서 당을 대표토록 하겠다』고 언급했던 김총재의 방침이 백지화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이는 김총재 주변의 초선의원 수석부총재임명론에 대해 당내 중진의원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서울에서 낙선한 몇몇 중진의원들은 총선직후 당체제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재야출신 당선자들이 총무경선을 둘러싸고 사실상 세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총선이후의 주목할만한 현상의 하나다. 이들은 김총재가 직접 『모든 당선자가 와달라』고 당부한 21일 광주 망월동 5·18묘역참배에도 참여하지않아 뒷말을 낳았다.

이런 이상현상들이 나오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총선에서의 부진, 특히 서울에서의 참패라는데 이론이 없다. 『서울의 고정표조차 흡인하지 못할 정도로 DJ의 「약효」가 다한 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당장 국민회의내부에서 2선퇴진요구나 대권대안론등 김총재의 위상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제기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총재가 총선이후 당분위기를 97년 대선쪽으로 몰아가고 전국순회방문과 외유계획등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당내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총선결과 당내에 뚜렷한 대선후보대안이 없게 된 점, 여야영수회담을 통해 새삼스럽게 3김구도가 재정립된 것도 김총재에게는 역설적으로 운신의 폭을 넓게한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초 여권의 대선후보구도 결정에 따라 국민회의 내부에서 커다란 소용돌이가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하고 있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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