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격주휴무·“돈보다 여가” 인식 확산/국내외 여행상품·항공편·콘도 등 “불티”/대기업 앞다퉈 레저업 진출… 외식업도 번창H콘도 영업팀 정모차장은 요즘 어깨를 펴고 산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중인 토요격주휴무제의 여파로 분양및 임대문의가 쏟아져 오랜 불황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부하직원들의 외근이 부쩍 잦아졌고 판촉을 위해 나서는 발길도 가벼워졌다. 곧 착공되는 제주와 부산 경주 대천의 신규콘도에 대한 분양걱정은 잊어도 될 것 같다.
레저이벤트전문회사인 K사 우모사장도 폭주하는 주문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다. 연휴를 이용한 단합모임이나 각종 동우회행사에 불려다니고 가족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불티날 정도지만 행사유치를 구걸(?)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신바람만 날 뿐이다.
「연휴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돈보다 여가를 선호하는 추세에다 황금연휴가 일상화하면서 관련업계는 주말레저인구를 붙잡기위해 신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개 금요일밤에서 일요일, 길게는 월요일 새벽까지 2∼3일을 대상으로 하는데 그 「질」도 정기휴가 때와 다름없다. 주말을 특화한 이들 연휴상품과 이를 근간으로 하는 연휴산업은 급가속의 페달을 밟고 있다.
여행업계는 주말이 금요일로 당겨지면서 2박3일코스의 단기상품을 마련, 판촉전이 활발하다. 온누리여행사는 지난해 괌 사이판 홍콩 마카오등지로 금요일 저녁에 출발, 일요일밤 또는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상품을 내놓았다. 2년전 이 상품을 시도했다 중단한 롯데나 한진등도 기존 4, 5일짜리 코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여기에 합류했다. 온누리 기획조정실 김은진과장은 『직장인 특히 미혼여성과 맞벌이 부부들을 중심으로 매주 30∼40명이 단기상품을 이용하는데 계속 증가추세』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괌 사이판행 금요일편은 요즘 만원이다. 작년 탑승률은 70∼80%선이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주당 3편을 더 늘렸다. 호텔업계도 연휴시장을 잡기위해 다양한 주말패키지상품과 어린이놀이방등 특수객실을 마련했다. 웨스틴조선은 가족 외식이 늘 것에 대비, 주말 연회장 할인제를 도입했고 경주현대호텔은 금요일 객실이용률이 작년 1·4분기 50%에 불과했으나 올해 74%로 껑충 뛰어오르자 토·일요일에만 열던 어린이놀이방을 연중무휴 개방키로 했다.
콘도업계역시 증설바람이 한창이다. 금호개발 대명 한화등은 제주를 시작으로 설악 경주 부산등지에 추가 건립을 준비중이다. 특히 새 콘도에는 복합레저시설이 기본이다. 현재 50여개에 이르는 레저전문회사들도 미취학 아동을 자녀로 둔 30대층을 겨냥, 해외여행에 트레킹 오리엔티어링등을 포함시킨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이밖에 골프보험외에 기존 상해보험에 특정여가활동중 상해, 주말교통상해에 관한 특약을 포함시키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은 연휴보험을 구상중이다.
또 아반떼투어링과 싼타모등 레크리에이션승용차(RV), 사무실에서 곧바로 야외로 나갈 수 있는 레포츠정장, 전원주택, 레포츠카페등 외식업도 늘고 있다.
최근 대우경제연구소는 2000년에 들어서면 국내 레저시장 규모가 3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6%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도 2000년에 국민총생산의 3%선인 22조엔이 될 것이란게 통산성의 추산이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대기업들의 레저산업 진출붐도 이런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레저의 반이상이 주말에 이뤄진다고 보면 연휴산업의 전망은 「맑음」이며, 그만큼 독자적인 영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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