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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저택 세금못내 물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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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저택 세금못내 물납

입력
1996.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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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막강한 금권으로 일명 「메지로어전」/상속세 신고누락 시비끝 유족들 “현금없다 땅으로”일본인들은 지금도 가장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했던 정치인으로 93년 숨진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총리를 꼽는다. 「일본열도 개조론」을 내세우며 직접 사인펜으로 지도에 고속철도 신칸센(신간선) 노선을 긋고 그대로 결정해버렸다는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강력한 지도자의 뒷모습은 권력과 돈을 한손에 거머쥔 일본 금권정치의 대표이기도 했다. 다나카는 74년 록히드스캔들로 그 뒷모습의 일부를 보여준채 은퇴했으나 매년 신년하례식 때 600여명의 정객이 자택에 몰리는 변함없는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진정인이 타고 온 수십대의 전세버스가 늘어서고 장관과 국회의원이 신임·당선인사를 오던 도쿄 메지로다이(목백태)의 다나카 저택은 권력의 상징으로서 「메지로 어전」이라고 불린다. 중일 국교정상화로 일본을 방문했던 등소평(덩샤오핑)이 다나카와 함께 일본식 정원을 산책하는 유명한 장면도 메지로 어전에서 연출됐다.

그 메지로 어전을 상속세 신고누락 시비 끝에 유족들이 최근 물납키로 결정했다. 딸 다나카 마키코(전중진기자)중의원 등 유족들은 당초 94년 과세대상유산액을 약 119억3,800만엔이라고 신고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조사결과 「다나카 금맥」으로 통하는 패밀리기업의 주식 230여만주를 평가절하, 패밀리기업을 통해 간접소유한 니가타(신석)현 하천부지 면적 축소계산 등 방법으로 약 78억엔을 신고누락했다고 발표했다.

고급주택가에 자리잡은 총면적 약 8,000여㎡의 저택부지는 남북 두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남쪽은 패밀리기업의 소유이고, 나머지 5,800㎡는 다나카 명의였다. 다나카 명의 부분이 사망 직전 14필지로 분할된 사실도 드러나 『상속세 대책』이라는 언론의 비난이 계속돼왔다.

유족들은 결국 과세대상유산총액을 약 197억원으로 수정 신고했다. 세무당국은 지난 3일 유산에 대한 상속세로 약 65억엔을 공시했다. 또 신고누락에 따른 과소신고가산세도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현금이 없다』며 30억엔은 메지로 저택부지중 3,100㎡로, 나머지 30억엔은 유명한 휴양지인 가루이자와(경정택)의 별장으로 물납하겠다고 밝혔다. 세무당국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해 사연많은 「어전」은 국유지로서 국민의 소유로 돌아오게 된 셈이다.

한때 서류를 들고 「어전문안」에 나선 관료들이 옷매무시를 고치고 통과했던 거대한 대문은 물납에서 빠진 저택의 다른 부분으로 이전돼 권력의 유물로 남게 된다.<도쿄=신윤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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